[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때 호랑이(타이거 우즈)를 위협할 '젊은 사자'로 각광받던 앤서니 김(미국). 그는 담담하게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12년 공백과 복귀, 그리고 다시 찾아온 강등의 순간까지. "지난 2년 동안 정말 바닥까지 떨어진 순간들이 있었다"며 "사람들이 믿지 않아도 나 자신만은 끝까지 믿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칸토의 블랙다이아몬드 랜치(파70)에서 열린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135타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대회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2026시즌 LIV 골프 출전권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강등되더라도 다시 내 힘으로 올라올 수 있다고 믿었다"며 "발을 떼지 않고 계속 밟고 나가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건강 문제를 언급한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잠시 낮아졌다. "3년 전쯤 의사들로부터 몇 주밖에 못 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라며 "그래서 지금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했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앤서니 김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투어 3승을 거두며 한때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12년 아킬레스건 수술 이후 10년 넘게 자취를 감췄다. 2024년 LIV 골프를 통해 클럽을 다시 잡았다. 복귀 후 2시즌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강등을 겪었지만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다시 '골프 엘도라도'에 입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캐나다 교포 이태훈은 블랙다이아몬드 랜치 코스에 대해 "정말 어려운 코스"라며 "티샷을 정확히 쳐야 하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그린을 잘 공략해야 했다. 이 코스에서 나흘 동안 이런 성적을 냈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4라운드 내내 흔들림은 거의 없었다. 이태훈의 라운드별 스코어는 64-66-64-65타였고 보기는 단 두 개에 불과했다. 그는 "이 코스에서 20언더 이상을 기록한 건 나 자신에게도 놀라운 일"이라며 현재 샷과 퍼팅 감각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LIV 골프 진출의 의미도 분명히 했다. 이태훈은 "캐나다 선수로는 처음 LIV 무대에 서게 돼 자랑스럽다"며 "투어 규모와 상금을 생각하면 선수로서뿐 아니라 가족의 삶에도 큰 변화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활약해온 이태훈은 지난해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K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준우승 4회, 상금랭킹 2위, 대상포인트와 평균타수 3위 등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낸 그는 이번 프로모션에서도 끝까지 흐름을 지켜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