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법 시행령 제8조 "학교장 보좌" 조항이 독소
"인사권·예산권 없는데 안전 책임만"...법 개정 요구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급식실 안전사고가 발생한 학교의 영양교사를 검찰에 송치한 경찰 수사 결과를 "학교장의 책임 떠넘기기"라고 반발하며 그 근거가 된 학교급식법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민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급식법 시행령 제8조(영양교사의 직무)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조리실무사의 안전사고와 관련해 영양교사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당사자가 처벌을 원치 않음에 단지 기계식 안전바 미사용 등을 이유로 교사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기계적 법 적용이자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며 "이번 사태를 단순히 개별 교사의 불운한 사고가 아닌 잘못된 법령이 만들어낸 예고된 참사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7월 9일 경기 화성 소재 중학교 급식실에서 한 조리실무사가 핸드믹서기를 사용하던 중 손가락 일부가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같은 해 12월 25일 학교 영양교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영양교사는 급식실 전반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조리실무자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전교조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학교급식법 시행령 제8조를 지목했다. 해당 조항은 영양교사를 '학교장의 직무를 보좌'하는 직무 수행자로 규정하고 영양교사에게 '조리실 종사자의 지도·감독'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 조항이 인사권·예산권 등 실질적 안전관리 관련 권한이 없는 영양교사를 '관리 책임자'로 규정해, 사고 발생 시 형사 책임까지 떠안게 만드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대한 지도·감독권은 엄연히 학교장에게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독 학교급식법 시행령 제8조는 영양교사의 직무를 '학교장의 직무를 보좌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다른 교사들이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것과 대비되는 명백한 차별"이라며 "영양교사를 교육 전문가가 아닌 학교장의 관리 책임을 대신 떠안는 '방패막이'로 전락시키는 독소조항"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사권과 예산권이 있는 자가 안전도 책임져야 한다"며 "권한 없는 영양교사에게 책임만 씌우는 '조리실 종사자의 지도·감독' 조항을 즉각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이날 교육부 및 고용노동부에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명확화 ▲실질적 급식실 안전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영양교사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에는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내리도록 촉구했다.
끝으로 신혜은 전교조 영양교육위원장은 "영양교사는 식생활 교육 전문가일 뿐, 학교 급식 공장의 공장장이 아니다"라며 "교육부는 영양교사를 희생양 삼지 말고 학교급식법 시행령을 즉각 개정하라"고 강조했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