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유럽연합(EU)이 배터리와 전기차 공급망의 현지화를 본격화하면서 유럽 전지박 시장의 수급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용 동박 업체인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전지박 공장도 내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22일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 고객사들의 내년 전지박 수요가 헝가리 공장의 연간 양산 능력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U가 역내 생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면서 유럽 내 전지박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U는 최근 '유럽 산업촉진법(IAA)'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전기차 등 유럽산 부품· 소재 비중을 높이는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내달 발표를 앞둔 법안 초안에는 핵심 산업에서 유럽산 부품·소재 비중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유럽 내 생산 기반을 갖춘 소재 업체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유럽에서 전지박을 대량 생산 가능한 기업이 '솔루스첨단소재'에 한정되면서 구조적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총 3만80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1·2공장은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분야에서 유일한 유럽 현지 양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헝가리 전지박 공장은 최근 높은 가동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고객사 요청 물량 증가와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수주 확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 내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선점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지박 수요는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솔루스첨단소재는 내년 ESS향 전지박 비중을 약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SS향 제품은 가격 변동성이 적고 수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에헝가리 공장의 풀 가동 전환과 함께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헝가리 공장이 풀 가동에 도달할 경우 고객사별 공급 물량 조정이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있다. 유럽 내 공급 우선권 확보는 물론 단가 협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은 수요 확대로 회복 흐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누적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급증하며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보조금 재도입 등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밸류체인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유럽 전지박 시장에서 수요 증가가 구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헝가리 공장의 전략적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어 현지 공급 기반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