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29포인트(0.47%) 내린 4만7885.97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8.83포인트(1.16%) 밀린 6721.43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18.14포인트(1.81%) 밀린 2만2693.32로 집계됐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오라클 관련 소식이 전해지며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오라클의 최대 투자 파트너인 블루아울 캐피털이 미시간주에 건설하려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기로 했던 100억 달러를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은 인공지능(AI) 관련주의 매도세를 자극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아울 없이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블랙스톤이 주식자본을 제공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회사 측의 발표에도 오라클의 주식은 이날 5.40% 급락했다. AI 관련주는 대부분 하락했는데 엔비디아는 3.81% 내렸고 코어위브와 AMD는 각각 7.12%, 5.29%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18일 공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울 수 있다. 내일(18일)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주목할 만하다.
특징주로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가 유데미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코세라는 1.76% 하락, 유데미는 12.66% 급등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거절헀다는 소식은 관련주에 영향을 미쳤다. WBD는 2.29% 하락했으며 파라마운트는 5.42% 내렸다. 넷플릭스는 0.23% 상승했다.
전날 1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테슬라의 주가는 4.62% 하락했다.
크립토 채굴 기업 헛8은 앤트로픽, 플루이드스택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8.98% 급등했다.
◇ 미 국채금리 '관망', 달러 강세
4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미국 경제 지표의 신뢰도가 떨어진 가운데, 미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연준이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권시장은 관망 국면에 머물렀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연준 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0.8bp(1bp=0.01%포인트) 상승한 3.487%를 기록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4.149%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약 0.5bp 확대돼 66bp로 가팔라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중앙은행 회의를 앞둔 통화 간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미 달러화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를 소화하며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16% 오른 98.37을 기록했지만, 연중으로는 약 9.5% 하락해 2017년 이후 최대 낙폭을 향하고 있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는 급락했다. 영국의 11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영란은행(BoE)이 1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사실상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34% 하락한 1.33749달러로,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19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달러/엔 환율은 BOJ 회의를 앞두고 0.6% 상승한 155.625엔을 기록했다.
◇ 지정학 리스크에 유가·금 동반 상승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금값 모두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59.68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일 대비 76센트(1.3%)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배럴당 55.94달러로 67센트(1.2%) 올랐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제안된 합의를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러시아의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유조선과 이러한 수출을 중개하는 트레이더들을 겨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77% 상승한 4,337.5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0.85% 오른 4,340.01달러에 거래됐다.
◇ 유럽증시, 혼조세 마감
유럽 주요국의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01포인트(0.00%) 내린 579.79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6.28포인트(0.48%) 떨어진 2만3960.59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0.11포인트(0.25%) 하락한 8086.05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9.53포인트(0.92%) 오른 9774.3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9.00포인트(0.25%) 뛴 4만4099.48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6.30포인트(0.10%) 상승한 1만6938.20으로 마감했다.
영란은행이 18일 통화정책회의(MP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현 2.0% 수준에서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같은 날 금리 결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주요 섹터 움직임으로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등한 테크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맴도는 가운데 은행과 광산업이 상승세를 보였다. 은행 지수는 1% 상승하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금 현물 가격도 소폭 상승한 데 힘입어 광산주가 1.1% 올랐다. 테크주는 1.7% 하락했다.
원자재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봉쇄를 명령하면서 유가가 상승한 데 따라 쉘과 BP 등 에너지 기업들이 동반 상승했다.
개별주로는 HSBC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2.7%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사무·산업용 자재 유통업체인 분즐은 2026년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2% 떨어졌고, 아웃소싱 업체 서코는 올해와 내년 모두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전망한다고 밝히며 STOXX 6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인 7.4%를 기록했다.
◇ 인도증시 연일 약세
17일 인도 증시는 하락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루피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센섹스30 지수는 0.14% 내린 8만 4559.65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16% 하락한 2만 5818.5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양대 벤치마크 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누적 하락 폭을 약 0.9%로 확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직전 거래일인 16일까지 8거래일 동안 1305억 루피(약 14억 4300만 달러, 약 2조 1324억 원) 상당의 인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현재까지의 누적 매도액은 19억 2000만 달러(약 2조 8393억 원)에 달한다.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이탈은 루피 약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루피 환율은 직전 거래일 달러당 91루피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가치 절하)를 기록했다.
16개 주요 지수 중 11개 지수가 하락했다. 내구소비재, 부동산 섹터가 특히 부진했던 반면, 국영 은행(PSU) 섹터와 정보기술(IT) 섹터는 상승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