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내년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상대로 오스트리아와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인 '크로네차이퉁'과 '스카이스포츠 오스트리아'는 16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랄프 랑니크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이 내년 월드컵을 염두에 둔 평가전 일정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랑니크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대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내년 3월과 6월에 각각 홈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랑니크 감독은 이날 저녁 오스트리아 방송 '제어부스TV의 스포츠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년 3월 대표팀 소집 훈련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과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라며 "6월 초에는 에콰도르와의 또 다른 홈경기도 월드컵 준비 일정에 포함돼 있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이 발언으로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 성사 가능성은 더욱 구체화됐다.
오스트리아축구협회는 이와 별도로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내년에 두 차례 원정 평가전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한 경기는 3월 A매치 기간에, 다른 한 경기는 6월 8일 또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어 월드컵 직전 최종 리허설 성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스트리아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 기간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어서, 현지 적응을 위한 사전 일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그동안 한국의 유력한 3월 A매치 평가전 상대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홍명보 감독 역시 월드컵 조 추첨식 참석과 베이스캠프 후보지 점검을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3월 평가전 상대 가운데 한 팀은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발언의 상대가 오스트리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 면에서도 오스트리아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보다 두 계단 낮은 오스트리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6승 1무 1패(승점 19점)의 성적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등을 제치고 H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오스트리아는 아르헨티나, 알제리, 요르단과 함께 J조에 속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오스트리아 입장에서 요르단전을 가정한 모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요르단은 지난해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한국이 0-2로 패했던 팀으로, 오스트리아가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 중 하나다.
랑니크 감독 역시 한국과의 평가전을 언급하며 조별리그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요르단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 일정을 이어간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라며 "같은 조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알제리는 강팀이다. 유럽 예선에서 드러났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요르단전 준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오스트리아의 사정과 맞물려 홍명보호 역시 유럽팀과의 실전 평가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패스 D에는 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가 포함돼 있으며, 오스트리아전은 이들 유럽팀을 대비하기에 적합한 상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팀은 21위 덴마크다.
다만 3월 A매치 2연전 가운데 나머지 한 경기의 상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유럽 강팀들의 일정이 이미 꽉 차 있거나, 북중미 등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과 유럽 강호 간 평가전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건에 따라서는 유럽 현지에서 아프리카팀과 중립 평가전을 치르며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 대비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월드컵 개막 직전인 내년 6월 초 A매치 기간에는 한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북중미 월드컵은 6월 11일(현지시간) 개막해 7월 19일 끝나며, 대회 직전인 6월 1일부터 9일까지 참가국들이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A매치 기간이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를 해발 1571m 고지대에 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홍명보호는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북중미가 아닌 다른 대륙에서는 6월에 평가전을 치를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일정, 환경을 고려하면 반드시 현장에서 경기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현지에서 치를 6월 평가전 상대로는 멕시코에서 경기하는 다른 조 팀들이 언급되고 있다. F조에서 일본, UEFA PO 패스 B 승자와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두 경기를 치르는 아프리카의 튀니지, 멕시코에서 우즈베키스탄, 대륙 간 PO 패스 1 승자와 맞붙는 K조 남미의 콜롬비아,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하는 H조 유럽의 스페인 등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