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침묵땐 난항, 여야 모두 윤 입만 바라봐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여권 인사들이 통일교로부터 부적절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여권의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금품 수수 주장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 차례 만난 사실을 밝히면서도 수수설은 부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를 가리지 말고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민주당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사건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김건희 특검은 야당인 국민의힘만 수사한다는 편파 수사 논란이 일자 민주당 관련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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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
현재 정치권에서는 전 장관과 정 장관뿐 아니라 전·현직 의원 7명 정도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품을 받은 인사가 최대 15명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관건은 결심 공판에서 입을 다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어디까지 진술을 했거나 앞으로 할 것이냐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사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지만,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혀 사실무근으로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고 부인했다.
정 장관은 이날 통일교 관련 입장문에서 "윤영호 씨를 야인 시절 단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 뒤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당시 국회의원이나 공직에 있지 않았다"며 "근거 없는 낭설로 명예를 훼손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2021년 9월 30일 오후 3시쯤 경기도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영호 씨와 처음 만나 차담을 가졌다고 한다. 정 장관은 "고교 동창 김희수 씨(평화통일지도자 전북협의회 회장, 전 전북도의회 의장) 등 친구 7~8명과 함께 승합차로 강원도를 다녀오던 중 동행자의 제안으로 가평 본부를 잠시 방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행이 천정궁을 구경하는 동안 통일교 관계자의 안내로 천정궁 커피숍에서 윤영호 전 본부장과 3명(정동영, 윤영호, 관계자)이 앉아 10분가량 차를 마시면서 통상적인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당시 차담 후 바로 일행과 합류한 뒤 승합차에 동승해 전주로 귀향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만난 적이 없고 일체 면식이 없다"고 했다.
앞으로 경찰 수사의 관건은 윤 전 본부장의 입에 달렸다. 우선 관심은 그가 특검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민주당 인사들의 이름을 진술했느냐 여부다. 그가 구체적으로 금품 수수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했다면 이번 사태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본부장이 특검에서 진술을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어디까지 진술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하면 파장은 엄청나게 확산할 것이다. 반면 끝까지 입을 다문다면 수사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사태의 파장은 윤 전 본부장의 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전 본부장이 특검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 결심 공판에서 입을 다문 것은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히든카드로 남겨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모종의 딜을 위한 카드라는 의미다.
민중기 특검은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며 1심 선고는 내년 1월 28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일정을 감안해 카드를 남겨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정치권은 윤 전 본부장의 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향후 정국 파장도 그의 입에 달렸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