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협박죄 신설 이후 구속 비율 8%
경찰, 경찰력 동원 등에 대해 손배 제기 검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고 허위 협박글을 올린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공중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도 검토하며 공중협박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날 공중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교생 A군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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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고 허위 협박글을 올린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공중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출입 통제를 하는 모습 [사진= 뉴스핌 DB] |
최상수 인천지방법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도주 우려도 있다"며 "피의자는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달 13일부터 21일까지 119안전신고센터에 자신이 재학 중인 인천시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거나 설치하겠다는 글을 7차례 올렸다. 이에 대인고는 학생들 500여명을 하교시켰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교내 수색과 순찰을 강화했다.
13일부터 17일까지는 닷새 연속 협박글을 올리면서 자신이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해 절대 잡을 수 없다는 조롱글도 함께 올렸다. 실제로 경찰은 A군의 추적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전구속영장은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한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 청구한다. A군은 구속심사를 통해 구속됐다.
올해 3월부터 테러 예고, 살인 예고 등 공중협박을 한 경우 5년 이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실제로 시행일부터 지난달까지 공중협박죄로 검거되더라도 구속되는 비율은 8%로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에게 손해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 그의 범행으로 학교에 출동해 수색을 하고 순찰을 강화하면서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소송에는 112 출동수당, 시간 외 근무 수당, 출장비, 동원 차량 유지비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2023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림역 살인예고글을 올린 작성자에게 4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전담팀을 구성해 공중협박죄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담팀을 편성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공중협박행위, 주요 인사 위해협박행위, 허위정보 조작 유포행위를 집중 수사할 생각"이라며 "각 경찰서에서 흩어져 수사하던 것을 광역수사단에 모아 초동대응은 일선서가 하고 수사는 광수단에서 하려고 한다"이라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테러 협박 행위를 통해 왜곡된 형태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왜곡된 심리가 범행의 원인"이라며 "공중협박으로 인해 시민들의 피해와 함께 공권력 출동 과정에서 비용이 드는데 강력한 형사처벌 외에도 손해배상청구 등을 활용하고 공표해 범죄 의지를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