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4일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발표
형강·강관 등 공급과잉품목 설비규모 감축
전기강판·특수강 확대…R&D 2000억 지원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정부가 철강업계의 선제적인 구조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과잉설비 줄이고 특수탄소강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중국과 인도 등 경쟁국들의 공급과잉이 심각해지면서 '산업의 쌀'이자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산업통상부는 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공급과잉 품목 선제적 설비규모 조정 ▲해외 수출장벽 및 불공정 철강 수입에 체계적 대응 ▲특수탄소강 미래시장 선점 위한 2000억원 지원 ▲저탄소 전환 지원 ▲지역경제 안전망, 안전관리 강화 ▲철강-원료-수요산업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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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열연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광양제철소] |
◆ 공급과잉 품목 설비 감축…전기강판·특수강 선제 투자
정부가 제시한 '철강 설비 규모조정의 3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쟁력이 약화되어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품목 중 기업의 설비 조정 계획이 있는 경우(형강‧강관 등), 고용유지 노력 등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을 전제로 이를 지원한다.
또한 시장의 자율적 조정이 어려운 경우로서, 수입재 침투율이 낮다면(철근 등)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 사례를 참고해 정부가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이 촉진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나선다.
반면 수입재 침투율이 높으면(열연·냉연·아연도 등) 수입재 대응을 선행한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시 규모 조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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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철강산업 공급과잉 추이와 원인 [자료=산업통상부] 2025.11.04 dream@newspim.com |
경쟁력이 유지되어 공급과잉 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강판이나 특수강 등 품목은 과감한 선제 투자에 나선다.
3대 원칙은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전 세계적 공급과잉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범용재 경쟁력만으로는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마련됐다. 이는 철강업계의 자율컨설팅, 민관합동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 운영, 업계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도출됐다.
3대 원칙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입재 침투율이 낮은 철근에 대한 설비규모 조정 여건 조성에 중점 착수한다. 기업활력법상 사업재편 진행 가능성 및 이와 연계한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검토하고, 필요시 국회와 협의를 거쳐 '철강특별법' 등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형강·강관은 시장자율적 조정 노력을 지원해 나가는 한편, 열연·냉연·아연도강판 등 기타 공급과잉 품목들은 높은 수입재 침투율을 고려해 수입재 대응을 우선한 이후 그 효과를 살펴 단계적 설비규모 조정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 해외 수출장벽 및 국내 불공정 수입 체계적 대응
정부는 또 해외 수출장벽 및 국내 불공정 수입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의 철강 50% 관세와 유럽연합(EU) 세이프가드의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전환 제안에 대해서도 양자 협의를 병행해 수출 기업의 애로 해소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미국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 4000억원 지원 규모의 '철강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상품', 1500억원 지원 규모의 '철강·알루미늄·구리·파생상품 이차보전사업' 신설 등 지원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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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상품 개념도 [자료=산업통상부] 2025.11.04 dream@newspim.com |
또 반덤핑 등 무역구제 조치를 공정하게 진행하면서, 관세청-산업부-철강협회 등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구축해 정보의 적시 교환을 통해 불공정 수입재 단속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수입 대응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한다. 지난 3월 발표된 '철강‧알루미늄 통상리스크 및 불공정 수입 대응방안'을 통해 품질검사증명서 의무화를 활용한 철강재 수입 모니터링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더불어 기획재정부, 관세청과 협업해 제3국과 보세구역을 통한 반덤핑 관세 회피행위 방지를 위해 관세법 시행령 개정, 원료과세 신고 의무화, 특허기간 단축 등 보세구역 관리를 강화한다.
◆ 특수탄소강 등 유망품목 투자 확대…R&D 2000억 지원
특수탄소강과 같이 미래 유망품목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초혁신경제 15대 선도프로젝트의 하나로 특수탄소강 분야를 선정한 바 있다. 특수탄소강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R&D) 로드맵을 수립하고 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기반을 확보해 나간다. 신성장원천기술 지정 등 세제혜택 부여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국내 주요 사업에서 우수한 철강재가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제품의 국내 납품실적 확보를 지원하고, 인프라 설비 입찰, 시방서, 각 부처의 주요 정부 법정 계획에 안전성과 품질이 우수한 철강재 활용 방향·원칙을 순차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철강산업 AI 전환을 통해 효율성·안전성·친환경을 동시에 강화한다. 철강산업 부문의 속도감 있는 제조AX(AI 전환)를 AI팩토리, AI솔루션 확산에 힘쓰고, 나아가 철강 특화 제조AI 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 저탄소 전환 본격화…수소환원제철 지원 확대
저탄소 공정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본격화한다. 저탄소 철강 기준과 인증제도, 저탄소 철강재 수요 창출 기반을 확대한다.
그린경쟁력의 대도약을 위해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필요한 만큼, 올해 6월 8100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기후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경제성 있는 청정수소의 충분한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해 수소환원제철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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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산업통상부] 2025.11.04 dream@newspim.com |
저탄소화를 위한 전기로의 핵심 원료인 스크랩 수급 안정화를 위해, 기후부와 함께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폐알루미늄 캔이 국내에서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구리스크랩은 불법 수출 근절을 위해 관세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강화해 나간다.
정부는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철강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