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요금·진료비·과잉청구 '삼중고'…6년 만에 최고치
"내년 최소 3.5% 인상 불가피"…4년간 인하정책 부작용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지난달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년 만에 최고 수준인 94%를 넘어섰다. 정비요금 인상, 과잉진료, 사고 건수 증가가 겹치면서 손보업계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손해율과 보험료 인상·인하 추이를 살펴보면 현 상황이 과거 보험료 인상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사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로 전년 동기 대비 7.8%포인트(p) 급등했다. 이는 업계가 월별 손해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9월 누적 손해율은 85.4%로 전년 대비 4.3%p 상승했다. 손보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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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율 오르면 보험료도 반드시 올라…10년간 반복된 '역관계'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10년 동안 손해율 등락에 따라 인상과 인하가 반복돼왔다. 2019년 손해율이 92.9%, 2020년 85.7%로 급등하자 업계 전체가 37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듬해(2021년) 보험료를 올리며 4년 만에 약 400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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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해율이 80%대 초반으로 안정되자 ▲2022년 -1.2~1.4% ▲2023년 -2.0~2.1% ▲2024년 -2.5~2.8% ▲2025년 -0.6~1.0% 등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가 이어졌다.
최근 손해율이 다시 90%대 중반으로 치솟으면서 '손해율 급등 →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던 과거의 흐름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 정비비·진료비·과잉청구 '삼중고'…수익성 악화 직격탄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수리비 물가지수는 ▲2020년 1.0% ▲2021년 2.1% ▲2022년 3.8% ▲2023년 5.2%로 해마다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올해 7월까지도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대형 4개사의 한방통원 진료비는 2020년 5271억원에서 2024년 7851억원으로 49% 급증했다. 특히 하루 6개 이상 시술을 동시에 청구하는 '세트청구' 비율이 47.5%에서 68.2%로 늘며 보험금 누수가 심화됐다.
정비비, 진료비, 과잉청구 등 비용 구조 악화 요인이 겹치면서 손해율 상승세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 "내년 최소 3.5~6% 인상 불가피"…상생정책의 부메랑
손해율이 94%를 돌파하면서 손보사들은 자구 노력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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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정비요금과 진료비, 부품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보험료 인하로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도 자동차보험료는 최소 3.5%, 최대 6%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022년 이후 금융당국의 '상생 기조'에 따라 4년간 보험료를 인하했지만 이 조치가 결국 대규모 적자로 되돌아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비자 부담 완화가 업계 건전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논의와 함께 구조적 비용 절감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