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등으로 소액주주연대 직접 경영참여 늘어
기업사냥꾼·슈퍼개미, 주주연대 악용해 기업가치 훼손
"소액투자자 가장 큰 피해"...정밀 모니터링 필요 지적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최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운영사 컨두잇)가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들 사이에서 한 쪽 편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연대를 활용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주주연대가 마치 결성된 것처럼 지원해주려 한 정황까지 발견되기도 했다.
# 지난 9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꾸린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인물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 행동주의펀드에 관여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을 의도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상법 개정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주연대가 코스닥 등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 정상화'를 내세운 주주연대의 경영 참여가 되레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소위 기업 사냥꾼이나 슈퍼개미 등이 소액주주와 연대해 '소액주주 권리 보호'라는 본래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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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이 주주연대를 동원하는 건 경영권 장악이나 불법 인수합병(M&A)을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들은 개인이 아니라 투자조합, 사모펀드, 페이퍼컴퍼니(SPC) 등을 활용해 인수 주체를 숨긴다.
기업사냥꾼은 주주연대를 표면상 '투명경영'이나 '경영진 견제'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목적은 기존 경영진을 흔들기 위해서다. 일정 지분을 확보한 뒤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나 증자를 요구하고, 일부 세력은 주주연대 명의로 주주명부 열람, 임시주총 소집신청 등을 제기해 경영진의 방어권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쓴다.
코스닥상장사 크로바하이텍(현 웰킴스하이텍)의 경우 대주주 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인물들이 주주연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경영권 확보를 시도한 흔적이 드러나기도 했다. 주주연대가 경영권 분쟁 도구로 사용된 경우다. 또 다른 상장사 코스닥 상장사 다원시스의 경우 슈퍼개미 김모 씨는 다원시스 소액주주연대와 연대해 주식시장 영향력 행사를 시도한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모 씨는 "주주연대 운영진에 들어가 있지도 않고 (주주연대애)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소액주주연대 역시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 사례들이 문제가 되는 건 단순한 주주 행동을 넘어 기업 경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행동주의 주체로 올라서고 경영권 참여도 커진 만큼 기업사냥꾼과 슈퍼개미 등과의 커넥션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주주권 보호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본시장 내에서 경영권 탈취와 자금 유출을 노리는 결탁 구조로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소액투자자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코스닥업체 관계자는 "소액주주는 주주가치나 기업가치 강화를 통해 주가를 높이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며 "산업 전반이나 기업의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미래 비전을 세우며 경영 전반을 이끌어가는게 합당한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