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0월 영국 경제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오는 18일 개최하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은 12일(현지 시간) 10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 0.1% 성장에 비해 0.2%포인트 낮았다.
영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0.0%, 9월 -0.1%를 보였었다.
영국 경제에서 약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이 -0.3%, 건설은 -0.6%를 기록했다. 생산은 1.1% 성장해 위안을 줬다.
ONS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부터 부동산 회사, 직업 알선 업체에 이르기까지 생산·건설·서비스 전반의 기업들이 11월 26일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기다리며 적극적인 경제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는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 영국 경제는 (올해 회계연도) 7개월 중 단 한 차례만 성장세를 보이는데 그쳤다"면서 "현재 경제 규모는 5월과 동일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는 중기적 흐름을 볼 수 있는 3개월 평균 GDP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 8~10월 3개월 동안 경제는 -0.1%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7~9월에 0.1% 성장한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3개월 평균 GDP는 최근 세 달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는데 이는 2023년 말 이후 처음이다.
리즈 매키언 ONS 경제통계국장은 "이 기간 동안 생산 부문이 다시 하락했고 서비스 부문은 정체되면서 최근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리스·소매 부문의 성장이 도매업과 과학 연구 부문 감소로 상쇄되었으며, 10월의 자동차 산업 회복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잉글랜드·웨일즈 공인회계사협회(ICAEW)의 경제 담당 국장 수렌 티루는 "이런 추세라면 11월 GDP 성장률도 이달의 암울한 수치와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베스텍의 이코노미스트 필립 쇼는 "최근의 경제 약세가 구조적 둔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예산 발표 전 소비 위축에서 비롯된 단기적 현상인지 완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연말에 모멘텀이 뚜렷하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2년 만에 처음으로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조한 성장률 지표가 확인되면서 영란은행이 다음주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GDP 수치 발표 이후에도 금리 인하 확률은 90%를 보였다.
금리 전망 변화에 민감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20%포인트 떨어져 3.76%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퀼터(Quilter)의 투자 전략가 린지 제이스는 "오늘의 GDP 수치가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점 더 높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이후 금리 인하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영국 경제가 올해 주요 7개국(G7) 중 미국 다음으로 빠른 1.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 1.2%로 둔화해 캐나다와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예산책임국(OBR)도 2025년 영국 성장률 전망을 기존 1%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전의 기업 활동 증가와 인지세(stamp duty) 인상 전에 이뤄진 주택 구매가 1분기 성장을 자극했다. 다만 2026년 성장률 전망은 0.5%포인트 낮춘 1.4%로 수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