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 자회사 다원파워트론 설립에 주주들 반발
소액주주 결집…16% 육박해 최대주주 지분율 넘어
9월 주주 간담회도 무산...탄원서 제출 등 단체행동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철도차량 제작사인 다원시스(박선순 대표이사)의 경영쇄신을 요구해온 소액주주들이 대통령실과 금융당국 등에 탄원서 제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다원시스가 자회사인 다원파워트론을 설립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동안 회사측에 주주명부 열람과 공개 간담회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9월로 예정된 간담회 또한 회사측 연기로 무산되자 경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액트에 결집한 다원시스 주주는 1606명으로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15.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 연대 지분율은 하루 사이 0.6%p(포인트) 늘어났다. 최대주주인 박선순 현 대표와 특수관계인 7인의 합산 지분율은 약 14.54% 수준으로 소액주주 연대가 최대주주 지분율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다원시스는 국내 3대 철도차량 제작사다. 매출에서 전동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전동차를 제대로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코레일로부터 2018년에서 2019년까지 ITX-마음 EMU-150 전동차 358칸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122칸을 납품하고 236칸을 납품하지 못했다. 앞서 다원시스는 서울지하철 5·8호선 298칸을 수주했으나, 이를 전량 납품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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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시스 간선형전기동차(EMU-150) 전동차 조감도. [사진=다원시스] |
다원시스 오너 일가와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은 다원시스가 최근 반도체 사업 전문 자회사인 다원파워트론을 설립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다원파워트론의 이사회 구성과 사업목적이 다원시스와 거의 동일하고 신설 법인의 사업범위가 다원시스의 핵심 신성장 사업과 겹쳤기 때문이다. 주주들 사이에서 다원시스의 기업가치가 자회사인 신설법인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다원시스는 이후 홈페이지를 통한 입장문에서 "반도체 사업의 수주확장을 위한 전략적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다원시스가 다원파워트론 지분 100%를 갖고 있지만, 소액주주 연대는 향후 지분율 희석을 우려하고 있다.
다원시스와 주주연대는 9월 말 간담회를 열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액주주 연대는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국회, 금융당국 등에 전방위적으로 탄원서를 제출해 단체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다원시스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86.29%. 향후 소액주주 세력이 결집할 경우 박 대표의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오너 일가와 소액주주간 분쟁 속에 다원시스는 이날 장중 57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작년 8월 주가가 1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50% 정도 하락한 셈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