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1.1시간 근무, 388건 배송…휴게시간은 23분뿐
응답자 82.2% "휴가 자유롭게 못 써"…명절 강제 근무도
쿠팡 "기사 3명 중 1명꼴로 매일 휴무"…노조 조사 반박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 퀵플렉스 배송 기사들이 하루 평균 11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수수료 삭감과 단가 하락으로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쿠팡 배송 근무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며 388건을 배송했고, 식사와 휴게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24.6%가 야간 배송을 하고 있으며 이들 중 97%는 충분한 휴식 없이 연속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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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쿠팡의 배송차량 '쿠팡카' [사진=쿠팡] |
휴가 사용에 대해서도 제약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82.2%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고 답했으며, 주요 이유로는 '클렌징(배달구역 회수) 불안'(28.4%), '용차비 부담'(25.7%), '계약상 제약'(25.1%) 등이 꼽혔다. 휴일이나 명절에도 배송을 강요받았다는 응답은 91.8%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74.8%는 수수료 삭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쿠팡 배송노동자는 주 5일만 근무해도 과로사 판정기준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며 "쿠팡이 매년 수수료 삭감을 반복하면서 기사들이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주 5일 근무 응답은 36.8%, 격주 5일제 근무는 28%로 나타났다. 주 6일 근무는 28.3%, 7일 근무 후 하루 휴무는 0.7%였다. 주 5일·격주 5일 근무 비율은 64.8%로, 지난 7월 물류과학기술학회의 조사 결과(쿠팡 62.0%)와 유사했다.
이에 대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위탁 배송기사는 매일 3명 중 1명꼴로 쉬며 하루 휴무자가 6천 명 이상"이라며 "실태조사에서도 CLS 기사들의 휴무 비율이 높게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