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서비스 통합은 물타기"…기관 통합만이 해법 주장
성과급 정상화 지연에 불만 고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스알(SR) 통합과 성과급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전면 투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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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힘내라 철도, 퇴진하라 윤석열' 철도파업 지지 문화제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17일 철도노조는 전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조합원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통합 논의를 미루는 동안 현장의 불신과 갈등만 커지고 있다"며 "2025년 임단협 승리를 위해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2013년 에스알 분리 시점부터 이어져 온 두 고속철도운영사의 통합 이슈는 현 정부가 들어서며 다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6월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고속철도 통합을 통한 열차 운행횟수 증대와 국민 편의 증진, 안전성 강화 등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코레일 노조는 연 406억원으로 추산되는 중복 운영 비용 절감과 국민 편의성 증대를 목적으로 통합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9월 29일 고속철도 통합 2차 간담회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 11월 말까지 통합 논의를 매듭짓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정부가 말하는 통합이 기관 통합인지, 단순한 서비스 통합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 통합은 코레일과 에스알의 어플리케이션(앱) 통합 등 부분적 운영 개선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실질적 통합을 회피하기 위한 탁상행정이라고 반박했다. 에스알 예매 앱 개선에는 최소 8개월이 걸리는 반면, 기관 통합을 통해 코레일톡에서 SRT 승차권을 예매하도록 전환할 경우 1~2개월이면 가능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기관 통합 없이 수서~서울(용산) 간 교차운행을 추진할 경우에도 선로배분, 열차운행계획, 위수탁 계약 조정 등으로 1년 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 통합은 시간만 낭비하는 공염불"이라고 비판했다.
노조가 제시하는 기관 통합의 실질적 효과는 ▲하루 1만6000석 이상의 좌석 추가 공급 ▲KTX 운임 최대 10% 인하 ▲SRT와 일반열차 간 환승할인(30%) 도입 ▲중복비용 절감 등이다.
임금·성과급 협상 결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2025년 임단협 3차 본교섭이 진행됐으나 합의 없이 끝난 바 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지급기준 정상화도 지연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파업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약속한 사안"이라며 "국토부·기재부 주관 연구용역을 통해 제도 개선에 합의했지만 최근 기재부 반대로 연내 해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성과급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합의대로 지급하라는 요구"라며 "미지급된 701억원 문제도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꼬집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