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최근 이례적 트럼프 공개 비판 행보...정치권 촉각
'민주주의 수호' 내세워 민주당 지지층 결속 포석...중간 선거에도 영향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유지 명목으로 시카고 등 일부 도시에 군 병력을 투입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이어 트럼프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선 그의 향후 행보와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팟캐스트 'WTF' 마지막 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정책에 대해 "일반 범죄를 폭동이나 테러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자체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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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이 국내 치안 업무에 관여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금지한 '포세 코미타투스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 시절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면 폭스 뉴스가 어떻게 반응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을 지지하는 보수 언론의 이중 잣대도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워싱턴 D.C.에 이어 최근 시카고와 포틀랜드 등 민주당의 주요 기반 지역에 주 방위군 병력 투입을 강행하고 있다. 연방 법원은 이에 대해 일부 지역에서는 주둔을 허용하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배치 계획을 제동하는 등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전직 대통령의 견해를 넘어 미국 정치 지형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군 투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직설적 비판은 미 유권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 내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주의 제도의 훼손"을 전면 쟁점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전히 민주당과 지지층에서 높은 인기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최근 몇 달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공개 비판을 늘려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이후 "미국 정부가 극단주의적 시각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 수호를 전면에 내건 '반 트럼프' 전선 결성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오바마가 사실상 민주주의 수호의 정치적 상징으로 다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폴리티코도 정치 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정책을 법 위반과 민주주의 약화로 규정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2026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민주주의 수호 논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