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빈공에 시달렸던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파라과이를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10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10일 '삼바 축구' 브라질에 0-5로 대패한 한국은 파라과이전을 통해 분위기 반등을 노린다. 홈에서 5골 차로 패한 건 2001년 프랑스전 이후 2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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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손흥민이 10일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14 thswlgh50@newspim.com |
파라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로 한국(23위)보다 14계단 낮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을 통과한 팀으로, 앞서 일본 원정 평가전에선 2-2로 비겼다. 역대 전적에선 2승 4무 1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선다. 지난 2022년 6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가 마지막 맞대결인데 당시엔 2-2로 비겼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 수 아래지만 최근 12경기에서 1패(6승 5무)만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까다로운 상대다. 남미 예선을 통과한 6개 팀 중 득점력은 약한 편이지만, 18경기에서 단 10골(최소 실점 2위)만 내줬다. 남미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게도 한 차례씩 패배를 안겼을 정도로 저력이 있다.
홍명보호는 파라과이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을 다짐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상대는 수비 조직력이 좋다. 앞에 4명 선수가 좋은 개인기로 경기 풀어나가는 부분은 저희로선 좀 까다롭다"며 "저희는 디테일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공격에선 지난 브라질전에서 전환 플레이가 늦다 보니 몰려서 볼이 빼앗겨 실점했는데 그런 부분을 오늘 점검하고 내일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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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황인범이 10일 열린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13 thswlgh50@newspim.com |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헹크)도 "다른 레벨인 브라질의 세계적인 스타들이 우리 수비진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밀집 수비를 어떻게 뚫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파라과이는 수비가 좋은 팀이지만 가진 것을 잘 준비해서 강점을 살린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무득점에 유효 슈팅도 후반전 투입된 김진규가 시도한 한 차례가 전부였다. 총 슈팅 수도 4개에 그치며 턱없이 부족했다. 최근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주장 손흥민조차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14개의 슈팅을 날리고 유효 슈팅만 7개를 기록한 브라질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무너진 수비에 가려졌을 뿐 공격수들의 무딘 활약상도 고민거리다. 믿을 구석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고립되지 않는다면 한 방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손흥민을 측면으로 기용하고, 역습에 특화된 발 빠른 공격수 오현규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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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이강인이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9.10 thswlgh50@newspim.com |
브라질전에서 가장 번뜩였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쟁쟁한 브라질 선수들 사이에서 이강인은 현란한 드리블과 정확한 킥으로 팀의 전진을 담당했다. 이강인이 없었다면 그나마 보이던 유의미한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직전 일본전을 보면 파라과이는 이강인이 자리할 측면 수비가 약한 편이다. 크로스를 쉽게 허용하고, 돌파도 자주 당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 주니오르 알론소(아틀레치쿠 미네이루)는 준수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졌다. 이강인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 외에도 K리그에서 12골 10도움으로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동경(김천 상무)을 비롯해 엄지성(스완지 시티)도 벤치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가 없는 홍명보호의 스리백 전술상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맡을 수 있고 전방 압박과 먼 거리 공 운반도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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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이재성이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10.14 thswlgh50@newspim.com |
앞선에 있는 이들이 파라과이의 주장 구스타보 고메스(파우메이라스)와 오마르 알데레테(선덜랜드)의 센터백 콤비가 이끄는 짠물 수비를 어떻게 뚫느냐가 관건이다. 브라질전에서 한계를 노출했던 후방 세부 빌드업 문제가 반복된다면 골 사냥이 쉽지 않다. 상대의 압박을 뚫고 공격을 전개하는 동시에 수비 라인을 흔드는 적극적인 돌파도 나타나야 한다.
파라과이전의 승패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본선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48개 팀이 출전하며, FIFA 랭킹에 따라 네 개의 포트로 나뉜다. 현재 한국은 포트2의 하단에 위치해 있다. 지금의 위치를 유지해야 이탈리아, 독일 같은 전통 강호들을 조별리그에서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파라과이전에서 승리한다면 브라질전의 충격을 완화함과 동시에 포트2 잔류를 높이게 된다. 그래서 공격진의 활약이 어떤 경기보다 절실하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