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과학·기술·공학·수학·의학 등 외국인 의존 커"
10만 달러 비용 부담 탓 교원 채용 포기 학교 늘 것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문직 전용 H-1B 비자에 대한 10만 달러(1억4000만원) 수수료 부과 방침으로 미국 내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쳐 교원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외국 전문인력에 의존해 주요 교직을 채워온 대학과 일선 학교가 높은 수수료를 감당할 수 없어 교원을 제때 충원하지 못하는 등 미 전역의 강의실에서도 H-1B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그 동안 외국인 전문직에 의존해온 대학와 초중고등학교들이 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취과 등 대학의 의학 분야는 물론 수학이나 특수교육 교사를 채용하는 문턱도 더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NYT는 H-1B 비자가 미국인 노동자 배제와 임금 억제 부작용이 있다며, 새로운 수수료 부과가 미국 내 인력 채용을 장려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달리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변화가 학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린 파스케렐라 미국대학협회(AACU) 회장은 "미국인 근로자를 대체하려고 외국인을 채용하는게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듯 '실력'과 가장 자격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학교들이 그동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과 의학 분야 교원 채용 때 H-1B 비자에 의존해왔다며 앞으로 특히 외국인 의사 충원 경로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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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기와 미국 H-1B 비자 신청서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전체 H-1B 비자 중 교육 분야에 7% 정도가 발급됐다며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라며 스탠퍼드대, 미시간대, 메릴랜드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명문대들이 최근 몇 년간 H-1B 비자를 가장 많이 승인받은 대학들이라고 전했다. 네브래스카대학의 경우 현재 H-1B 비자를 가진 교원은 약 500명으로, 전체 교원 1만6000 명 중 작은 비중이지만, 10만 달러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면 H-1B 비자 소지자 채용은 확실히 줄어들 걸로 예상했다.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도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미국 학교관리자협회(AASA)에 따르면 교원 인력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많은 지역 교육청이 H-1B 비자를 통해 교사를 채용해왔다며 이런 비자 수수료 부담은 어떤 교육청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