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전 끝내기 역전패로 손 안에 들어온 1위 결정전 무산
두산-NC-한화에서 정규시즌 6번째 2위, KS 준우승 4회
폰세-와이스-류현진 원투쓰리 펀치와 문동주에게 거는 기대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한화가 5-2로 앞선 9회말 SSG 공격. 채현우와 고명준이 범타로 물러나 투아웃이 되자 한화의 승리 확률은 99.4%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이미 아는 그대로다. SSG는 이름마저 낯선 현원회와 이율예가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잇달아 투런 홈런으로 두들겨 0.06%의 승리 확률을 100%로 끌어올렸다.
반면 시즌 최종전에서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를 선발로 내고도 NC에 3-7로 패배한 LG는 한화의 믿기지 않는 역전패에 정규시즌 1위를 사실상 주워오다시피 했다. 한화로선 이날 승리했다면, 3일 kt전에서 이긴 뒤 1위 결정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잔인하게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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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
◆99.4% 승리 확률이 0%로…김경문의 20년 징크스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의 입장에선 지긋지긋한 2위 징크스가 다시 발목을 잡은 셈이다. 더구나 상대는 또 SSG(전신인 SK 포함)였다.
김 감독은 200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NC, 한화까지 세 팀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1000승을 달성한 프로야구 대표적인 명장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전승 우승으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KBO리그에선 한국시리즈 우승은커녕 정규시즌 1위조차 경험하지 못하는 불운에 시달렸다.
두산 시절인 2005년과 2007~2008년, NC 사령탑 때인 2015~2016년 등 5차례나 정규시즌 1위 문턱에서 탈락하며 '만년 준우승 사령탑'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한국시리즈에도 4번(2005년, 2007~2008년, 2016년)이나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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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화 김경문 감독(오른쪽)이 9월 26일 LG와 홈 경기에 앞서 투수 코디 폰세에게 한 시즌 탈삼진 신기록 작성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화] 2025.09.26 zangpabo@newspim.com |
◆1위 문턱에서 또 SSG에 가로막힌 악연
두산 사령탑 시절엔 늘 결정적인 순간 스승인 김성근 감독의 SK에게 가로막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화의 우승 도전을 저지한 것도 SSG였다.
올해 김 감독은 한때 LG와 승차를 5.5경기까지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희망을 키웠지만, 후반기 들어 LG에 역전을 허용하며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김 감독의 '2위 징크스'를 극복할 희망은 여전히 강력하다. 한화는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고의 '원투쓰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트시즌같은 단기전에선 누가 뭐래도 최고의 무기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문동주가 4선발이든, 불펜이든 전천후 대기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화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5번째 도전하는 노감독의 염원은 올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곧 개봉할 가을야구가 기다려진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