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마지막 홈 경기 8회초 등판... 최형우 삼진 잡고 '아듀 달구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끝판 대장'의 마지막 대결은 최형우였다. 마지막 공은 강민호가 받았다. 그리고 오승환이 달구벌 마운드를 떠났다.
오승환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를 통해 팬들과 작별했다. 삼성과 한국 야구의 수많은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던 '영원한 클로저'는 이날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걸어갔다.
그라운드 입장은 가족과 함께였다. 아내 김지혜 씨는 마이크를 잡고 "어떤 결과에도 자리를 지켜준 팬들 덕분에 남편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개 숙였다. 아들 서준 군은 시구 후 아빠 품에 안기며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로 은퇴식을 축복했다. 관중석에서는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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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사진=삼성] |
경기 흐름은 그의 마지막 무대를 위해 준비됐다. 8회부터 몸을 푼 오승환은 팀이 5-0으로 앞선 9회초에 불펜에서 달려 나왔다. 후배들은 도열해 허리를 숙였다. 동갑내기 동기 추신수, 정근우, 김태균, 이대호도 기립 박수로 친구를 맞았다.
마운드에 공을 들고 올라온 이는 박진만 감독이었다. 오승환은 모자를 벗고 1만 관중을 향해 인사했다. 마지막 상대는 약속대로 절친한 KIA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헬멧을 벗고 예를 표했다. 오승환은 초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다. 이어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포크볼에 최형우가 헛스윙하며 마지막 삼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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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왼쪽)와 오승환. [사진=삼성] |
강민호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안았다. 최형우도 마운드 위에서 포옹으로 경의를 표했다. 오승환은 더그아웃으로 향했고, 동료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나와 고개 숙여 배웅했다.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마지막 순간을 박수로 채웠다. 달구벌 밤하늘 아래 오승환의 마지막 투구는 한 시대의 끝을 알렸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