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응 지켜보며 '원팀' 정신으로 대비
납부한 관세 환급 가능성? 트럼프 "5년간 치열한 법정 다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기업들도 대미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내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10%를 발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다시 15%로 인상한다고 밝히는 등 관세 정책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법원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겠다"며 새로 발표했던 10% 글로벌 관세를 1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오는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 1분)부터 부과하는 글로벌 관세를 15%로 적용할 전망이다.
앞서 한미 무역 협상에 타결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15%였다. 글로벌 관세가 15%로 높아지면 한국 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이전과 달라지는 건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과 무역확장법 등 다른 법안에 근거해 관세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품목관세를 추가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되돌리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 美 관세 변화 예의주시...리스크 최소화 방안 마련 나서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최소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재계는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통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관세 이슈가 이번 미국 대법원 판결 이후 재점화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가,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조건으로 15%로 상호관세를 낮췄다. 정부는 일단 3500억 달러(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미 투자는 관세 인하뿐 아니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재처리 등 외교·안보 사안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원팀'정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및 대미 투자와 관련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를 다 본 후 결정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6'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결문을 보고 난 뒤, 말씀드릴 게 있는지 보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최 회장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봐야 할 것 같고, 제가 미리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은 원팀이 돼 이런 문제들을 잘 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는 관세와 관련 협상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여야 결정이 가능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전 세계·전 품목) 임시 관세를 검토·발표한 점은 새로운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국제수지 악화나 대규모 무역적자 등을 사유로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최대 150일 동안 수입품에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이다.
◆ 납부한 관세 환급 가능성? 트럼프 "5년간 치열한 법정 다툼"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오락가락하는 관세정책에 미국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야할지 불확실성이 또 커진 상황"이라며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간 향후 협상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하면서 후속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국내 수출 기업들은 그간 납부한 관세에 대해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실제 미국 정부를 통한 소송을 통해 환급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치열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급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관세 환급 문제는 향후 국제무역법원(CIT)에서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어 후속 소송 동향 및 법원 판단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