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나스닥·다우 선물 일제히 약세
이번 주 PCE·GDP 등 경제지표 대기
도이체방크 "시장 과열 아냐"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2일(현지시간)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불안감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련 노동자(H-1B) 비자 정책 불확실성과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 우려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기술주 주도로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0시) 기준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S&P500 E-미니 선물은 전장 대비 18.50포인트(0.28%) 하락한 6704.00을, 나스닥100 선물은 62.7포인트(0.25%) 내린 2만4,803.50을 기록했다. 다우 선물은 200.00포인트(0.43%) 밀린 4만6449.00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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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 H-1B 비자 수수료 인상 충격...빅테크는 비교적 안정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에 소위 전문직 비자인 H-1B 수수료를 현재의 1000달러(약 139만원)에서 100배인 10만 달러로 밝힌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H-1B 비자는 미국 기술·금융·컨설팅 업계가 인도와 중국 등에서 숙련 인재를 영입하는 주요 통로다.
월가 투자은행 UBS는 "비자 수수료 인상은 기업 비용을 크게 높이고, 일부는 고객에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체이스(NYSE:JPM)도 비자 보유 직원들에게 미국 체류를 권고했으며 이날 개장 전 회사의 주가는 1.5% 하락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등 주요 빅테크는 프리마켓에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와 함께 중소형주 강세를 자극, 러셀2000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러셀2000 선물은 0.1% 하락했다.
월가 3대 지수는 9월 들어 모두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S&P500은 이달 들어 1.2% 올랐고, 다우는 1%, 나스닥은 2.2% 뛰었다. 러셀2000도 7주 연속 오름세다. 통상 9월이 미국 증시에 불리한 달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잇단 발언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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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자료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번 주 PCE·GDP 등 경제지표 대기...파월 의장 발언도 예정
개별 종목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PFE)가 비만 치료제 개발업체 ▲멧세라(MTSR)를 49억 달러에 전액 현금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멧세라는 프리마켓에서 60% 폭등했으며 화이자도 1% 넘게 상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루퍼트 머독과 그의 아들 락슬란(현 폭스 CEO)이 미국 내 틱톡 구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폭스(FOXA)의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3%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KVUE)는 트럼프 행정부가 "임산부의 타이레놀 사용과 자폐증 발병 연관성"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이후 4% 급락했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과열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헨리 앨런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고객 보고서에서 "여러 지표를 보면 '완벽한 가격 반영(priced to perfection)' 상태와는 거리가 있다"며 "최근 수년간 위험자산이 놀라운 강세와 회복력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하방 리스크에도 민감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고,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오늘날 상황을 닷컴 버블 시기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지만, 1990년대 후반의 과열 징후들은 지금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한 연준 위원 10명이 공개 발언에 나선다. 지난주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팽팽했기 때문에 향후 통화정책 관련 어떤 의견이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추가 완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파월 의장은 "데이터 의존적" 기조를 강조하며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더불어 26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시장에서는 8월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상승률 0.2%보다 소폭 높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직전월 수치도 0.3% 상승이었다.
◆ 의회, 임시예산안 합의 실패에 셧다운 불안감↑
더불어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이 시장에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연방의회는 임시 예산안(CR) 표결에서 합의에 실패했다. 하원은 오는 11월 21일까지 약 7주간 현 수준의 지출을 유지하는 단기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은 이를 부결했다. 이달 30일까지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 사태가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의회의 일정이다. 의회는 19일 오후부터 1주일간 휴회에 들어간 상태로, 그대로라면 휴회가 끝난 뒤 셧다운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제한된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