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 안우진, 18일 1군 엔트리 등록
해외 진출 위해 등록 일수 채워야···일각에서는 편법 지적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키움이 어깨 수술을 마친 투수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포함시키면서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표면적으로는 선수의 요청을 반영한 결정이지만, 그 이면에는 해외 진출 자격 요건을 앞당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키움은 19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군 복무를 마친 안우진을 선수 본인의 요청에 따라 18일 확대 엔트리에 등록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안우진은 18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최종전인 30일 고척 SSG전까지 남은 7경기 동안 1군 더그아웃에 동행하게 된다.
![]() |
[서울=뉴스핌] 18일 1군에 합류한 키움 안우진(오른쪽)이 정현우와 더그아웃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 키움] 2025.09.18 wcn05002@newspim.com |
겉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인다.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을 받아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후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30경기에 나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하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이듬해에도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라는 수준급 성적을 거두며 KBO 대표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통산 성적은 156경기 620이닝 43승 35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21이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고, 동시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까지 이행해야 했다. 올 9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재기를 준비하던 안우진은 비교적 순조로운 복귀 과정을 밟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역을 앞두고 자체 청백전에 등판한 뒤 벌칙 펑고 훈련 도중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쳤고,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
구단은 안우진에게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담 트레이너와 의료진을 붙여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시즌 막바지에라도 선수단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고, 구단은 내부 논의 끝에 요청을 수용했다. 키움 측은 "KBO에 사전 문의해 등록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키움 설종진 감독대행 역시 "우진이가 1군 명단에 들어와 젊은 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시각도 있겠지만, 전반기부터 꾸준히 신인들에게 기회를 줬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안우진 또한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쉽다. 다만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 큰 힘이 된다"라며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설레고, 남은 기간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
[서울=뉴스핌] 18일 1군에 합류한 키움 안우진(오른쪽)이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사진 = 키움] 2025.09.18 wcn05002@newspim.com |
하지만 야구계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어깨 수술 직후라 등판은 물론 정상 훈련조차 불가능한 선수를 굳이 1군에 등록한 배경이 순수한 동기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안우진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요건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안우진은 1군에서 불과 6일만 더 등록되면 선수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 '완전한 한 시즌'을 인정받을 수 있다. KBO 규정상 FA 자격은 8시즌을 채워야 하며, 7시즌만 채워도 구단 동의하에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이번 등록으로 안우진은 향후 부상 복귀 뒤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를 경우, 2029시즌이 아닌 2028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안우진은 등록 일수와 관련된 질문에 "정확하게 계산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는 결과적으로 구단 입장에서도 손해가 아니다. 키움은 그동안 수차례 김하성(애틀랜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같은 주축 선수들을 포스팅으로 해외에 보내며 운영 자금을 충당해 왔다. 때문에 이번 결정 역시 '선수를 위한 배려'라는 명분 아래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조치라는 비판이 따른다. 실제로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규정을 이용한 편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키움의 선택은 안우진 개인에게는 재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발판이자 구단의 책임 있는 지원으로 비칠 수 있다. 동시에 야구계 전체에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라는 부정적 인식을 남기며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