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국채 수익률 하락이 금값 지지
우크라이나, 주말 동안 러시아 에너지 시설 추가 공격
트럼프,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압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달러 가치와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15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소식 등에 주목하며 위를 향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0.8% 오른 온스당 3,719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3,685.39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한국시간 기준 16일 오전 2시 44분 기준 전날보다 1.1% 상승한 온스당 3,680.80달러를 기록했다.
![]() |
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은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을 96.4%로 반영 중이다. 50bp의 '빅컷' 기대는 3.6%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으며, 최근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너무 늦는'(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부르는 말)은 반드시 지금, 그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게 금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큰 폭의 인하를 압박했다.
커지는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이날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3% 하락해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다른 통화 보유자들에게 금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제이너 메탈스 부사장이자 수석 귀금속 전략가인 피터 그랜트는 "25bp 금리 인하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연말까지 한두 차례 더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의 단기 상승 목표가로 3,700달러, 이어서 3,730달러와 3,743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주말에는 중국이 금 수출입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강한 매수세를 촉발했다. 독립 귀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공식·민간 수요 모두가 금값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드론 공격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압박한 영향이 맞물리며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45센트(0.67%) 오른 67.44달러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61센트(0.97%) 상승한 63.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 북서부 키리시 도시에 위치한 대형 정유공장은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주요 정제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고 두 명의 업계 관계자가 월요일 밝혔다.
두 원유 벤치마크는 지난주에도 각각 1%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인 프리모르스크를 포함한 원유 인프라 공격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프리모르스크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원유 선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키리시 정유공장은 하루 약 35만5천 배럴을 처리하는데 이는 러시아 전체 정유 처리량의 6.4%에 해당한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러시아 원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자들에 대한 압박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면 아래에서는 중질유와 경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의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중국의 지난달 견조한 정제 수요와 미국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를 지지했으나,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는 유가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연준 회의도 주시 중으로,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플린은 "시장은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달러 약세 압력을 주고 유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