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5조5232억 원, 전년 연간 절반 상회
FC-BGA 서버 비중↑…광학은 스마트폰 둔화로 ↓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 수요 확대에 맞춰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새로운 성장 궤도에 올랐다.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이 각각 AI·전장, 서버 시장을 겨냥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52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2941억 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업계 특성상 '상저하고' 구조가 뚜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실적을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서버·전장 MLCC 수요 폭증…풀가동 체제
사업부별로는 컴포넌트 부문(MLCC 등 수동소자)이 2조4969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45.2%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4조4621억 원)의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소화한 것이다. 생산량은 5189억개로 전년(1조18억개)의 51.8% 수준이지만, 공장 가동률은 81%에서 98%로 급등했다. 사실상 최대 생산 능력을 가동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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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기의 MLCC 제품. 2025.07.14 kji01@newspim.com |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10배 이상 많은 MLCC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전장용 MLCC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MLCC가 삼성전기 성장의 확실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FC-BGA 서버 수요 전환…광학은 부진
패키지솔루션 부문(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1조639억 원으로 매출 비중 19.3%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2조346억 원)의 52.3%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가동률은 65%에서 68%로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를 대상으로 AI 가속기용 기판 공급을 개시하면서 서버용 제품 비중이 40%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학솔루션 부문(카메라모듈)은 1조9623억 원으로 매출 비중 35.5%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3조7974억 원)과 비교하면 비중이 소폭 줄었고, 가동률도 72%에서 62%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정체와 중저가 모델 수요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카메라모듈 실적이 부진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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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MLCC와 FC-BGA라는 '쌍두마차'를 앞세운 구조 재편 전략을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향 MLCC는 일반 IT용 대비 영업이익률이 3~4배 높아 제품 믹스 변화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며 "FC-BGA 매출 비중은 지난해 40% 중반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고, 서버·ASIC 수요 확대 및 적층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