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스마트폰 부문이 실적 이끈듯
연간 2조원 목표 달성도 청신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기가 전장·인공지능(AI) 서버용 부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부품 수요 둔화에도 전장과 산업·서버 등 비 스마트폰향 부문이 선방하면서 장덕현 사장이 제시한 연간 전장·AI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매출 2조원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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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7329억 원,영업이익 2083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7%, 영업이익은 0.1%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경쟁사 LG이노텍이 같은 기간 92.5% 급감한 11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LG이노텍은 매출 역시 3조9346억원에 그치며 아이폰 카메라 모듈 중심 수익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부품 수요 둔화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가속한 것이 실적 방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MLCC는 전장·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가 기능할 수 있도록 전기를 일정하게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외에도 전기차, 서버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폭넓게 사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업계 비수기지만,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춘 수익 구조가 실적을 방어했다"며 "전장과 AI 서버 중심의 신사업 포트폴리오가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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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MLCC 제품. [사진=뉴스핌DB] |
삼성전기는 2022년 기준 4% 수준이었던 차량용 MLCC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2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고전압 MLCC 시장의 경우 2024년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9년까지 110억달러(약 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한다. 연평균 약 22%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AI 서버용 MLCC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로 선두권을 형성 중이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29억 달러(약 196조원)에서 2030년 8378억 달러(약 11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장덕현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2025년 미래 성장 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 사장의 목표 달성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삼성전기는 하반기부터 AI 서버용 실리콘 커패시터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관련 수요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매출 성장과 MLCC 고부가 라인 확대도 수익성 유지에 힘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고금리, 환율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와 전장 수요 확대를 고려하면 매출 2조원 달성 쪽에 무게가 실린다"면서도 "다만 부품 업계는 고객사 재고 조정이나 글로벌 IT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크게 받기에 관련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