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는 시대를 바꾼 선수…난 그와 비교를 원치 않는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시즌까지 운영되던 차등타수제가 폐지된 데 대해 "이제 진짜 공평한 승부가 펼쳐진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투어 챔피언십은 그동안 페덱스컵 랭킹 1위는 10언더파, 2위는 8언더파, 3위는 7언더파 등으로 시작하는 핸디캡 방식이 적용됐다. 상위권 선수에게 지나치게 유리함을 안겨 사실상 '정해진 우승'이라는 비판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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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셰플러는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이지만 21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차등타수제가 시즌 마지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제 모두가 이븐파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승자는 이 대회에서 잘 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다만 플레이오프 포인트 제도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시즌 막판 한두 경기의 포인트 격차가 너무 크다. 시즌 내내 꾸준히 잘한 선수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셰플러는 올해도 메이저 2승을 포함해 5승을 거두며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내 삶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똑같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똑같은 연습장에서 똑같이 훈련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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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왼쪽)와 스코티 셰플러. [사진=PGA] |
성공 비결을 묻자 타이거 우즈의 이름을 꺼냈다. 셰플러는 "예전에 우즈와 함께 경기했는데, 우승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도 매 샷을 마지막처럼 집중하는 모습이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매 라운드, 매 샷에 똑같은 강도로 집중하려고 했다. 내가 꾸준함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 철학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신을 우즈와 비교하는 것에는 여전히 손사래를 쳤다. 그는 "타이거는 골프 역사에서 독보적이다. 시대를 바꿔놓은 선수다. 난 그런 비교를 원치 않는다. 그저 매 대회에서 내 역량을 다 끌어내는 데 집중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임시 캐디를 썼던 셰플러는 이번 대회부터 다시 전담 캐디 테드 스콧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테드는 단순히 거리와 숫자만 계산하는 사람이 아니다. 훌륭한 친구이자 팀 동료다. 나를 무승에서 우승자로 만든 건 테드가 합류한 순간부터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