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진화하는 보이스피싱]① 2주 간 '셀프감금'한 직장인은 왜 호텔방서 나오지 못했나

기사입력 : 2025년08월16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8월16일 06: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경찰·검찰·금감원 등 사칭해 '셀프감금' 유도 신종수법
빠져나가기 어려운 치밀한 각본…심리적 지배도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등기 우편 오는데 오전에 자택에 계세요?"

30대 직장인 김지수 씨(가명)는 지난달 18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후에 집에 갈 예정이라고 하자 집배원처럼 행동하는 인물이 인터넷 주소를 부르며 접속하라고 했다.

화면에는 사건번호와 대검찰청 총장의 서명이 적힌 문서가 떴다. 피고인 란에는 김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다음 페이지에는 '서울지방법원 구속영장'이라고 크게 적힌 문서와 통장 거래 내역이 담긴 문서가 있었다.

'셀프감금' 보이스피싱 피해자 김지수 씨(가명)가 보이스피싱범들로부터 받은 구속영장 위조 문서. [사진= 김지수 씨 본인 제공]

김씨는 문서를 보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집배원'은 검사와 내선을 연결하겠다고 했다. 검사를 사칭한 여성은 김씨에게 "80억 성매매 자금세탁 대포통장 건에 연루됐다"며 "서울구치소로 가야 하는데 수사 끝나고 언론 공개할 때까지는 엠바고를 지켜달라"는 등 김씨를 다그쳤다. 그는 "(사정이 안타까워)서울구치소가 아니라 약식조사로 변경하겠다"면서 "구치소에 들어가면 가족들에게도 불이익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검사'가 시키는대로 핸드폰 공기계를 구입하고 어플을 깔았다. 이번에는 금감원 관계자를 사칭한 인물에게서 전화가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너 때문에 몇 사람이 야근을 해야 하냐"며 화를 냈다.

이후 다시 '검사'가 전화를 해 '금감원'과 통화한 내용을 확인한 후 "상황도 모르면서 알았다고 한거냐"며 김씨에게 화냈다. '검사'는 자기 재량으로 임시보호관찰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시키는대로 호텔을 예약한 뒤 이동을 보고했다. 호텔에 들어간 후 '경찰'에게 전화가 왔고 잠시 뒤 '검사'로부터 연락이 와 "경찰에게 조사자 신분이라고 말을 왜 하냐"며 화를 냈다.

그렇게 김씨는 3시간이 넘는 통화를 하면서 호텔에 '셀프감금' 됐다. 감금된 상태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부터 가족과의 연락까지 '검사'에게 전부 보고했다. 호텔에서는 '금감원'과 '경찰'이 계속 연락하고 '검사'는 김씨를 다그치며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었다. 복잡한 자료를 요구하고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교육자료라며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가 보도된 뉴스 영상까지 시청하게 했다. 2주동안 호텔 다섯 곳을 옮겨 다녔지만 집에는 갈 수 없었다.

'셀프감금' 보이스피싱 피해자 김지수 씨(가명)가 보이스피싱범과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김지수 씨 본인 제공]

통제 속에 3일이 지나고 4일차부터 14일차까지 김씨는 총 9500만원을 송금했다. 김씨의 자금 출처를 조사한다는 명목이었다. 코인거래소에 가입해 돈을 나눠 보냈다. 감금된 지 9일차에는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세뇌된 상태의 김씨는 경찰들을 거짓말로 돌려보냈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동생이 '모텔에 셀프 감금된 여성' 영상을 보냈지만 김씨는 자신은 피해자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14일차 김씨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보호관찰'은 유지됐다. '검사'는 대출을 받아 돈을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이 때 수상함을 느낀 김씨는 인터넷에 검색해 보이스피싱 사실을 파악하고 연락을 끊었다. 경찰에 신고도 했다. 끔찍했던 2주간의 보이스피싱이 끝났다.

김씨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전화 받은 사람만 해도 검사, 경찰 3명, 금감원 등 여러 사람들인데 그들이 '파견절차동의서 보증을 서야 한다', '보호관찰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며 "절차들이 복잡한데 잘 모르는 내용이라 무의식적으로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화를 내다가도 친절하게 구는 등 방법으로 김씨를 심리적으로 통제했다.

 

 

gdy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자사주 1년내 소각 의무화' 연내 마무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건강한 자본 시장을 위해 3차 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사진=뉴스핌DB] 한 정책위의장은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이은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에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자사주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되는 나쁜 사례가 많았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자사주 마법을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임직원 보상 목적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할 때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자사주에 대해선 신규 취득 자사주와 동일한 의무를 부여하되 법 시행 후 6개월의 추가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날 민주당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 정책위의장도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11-25 10:12
사진
공무원, 부당 명령 거부 근거 신설 [세종=뉴스핌] 나병주 인턴기자 = 앞으로 공무원이 상사의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와 절차가 마련된다. 그동안 공무원은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의무만 있었을 뿐, 위법한 명령에 대한 불복 근거가 미비했다. 행정안전부는 25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다음 달 2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공무원의 근무 여건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 [그림=챗GPT] 2025.11.25 lahbj11@newspim.com 먼저 소속 상사의 위법한 직무상 명령에 대해서는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위법한 지휘·감독에 대한 의견 제시나 이행거부를 한 공무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나 대우를 금지한다. 그동안 공무원은 직무 수행 시 소속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했지만, 위법한 명령일 경우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과 학령이 상향된다. 기존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나이 기준은 만 8세(초등학교 2학년)까지였으나, 앞으로는 만 12세(초등학교 6학년)까지로 확대된다. 불임·난임치료를 위한 난임휴직 근거도 신설된다. 현행법상 난임치료를 위해서는 질병휴직을 활용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별도 청원휴직 사유로 신설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용할 예정이다. 기간은 질병휴직과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스토킹·음란물 유포 비위 피해자의 알 권리가 강화된다. 기존 성비위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가해자의 징계처분 결과를 요청하는 경우 통보를 의무화한다. 징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성비위와 동일하게 징계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 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입법예고 기간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우편·팩스·국민참여입법센터 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윤호중 장관은 "공무원이 상사의 위법한 명령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불복할 수 있도록 법률상 규정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민과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공직사회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육아친화적 근무여건 조성 등 지방공무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lahbj11@newspim.com 2025-11-25 12: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