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급 취임 초기, AI가 구원
M7 연중 저점 이후 39% 급반등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200일 동안 미국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4월 초 '해방의 날'의 충격이 시장을 엄습하며 달러자산에 대한 전방위 투매를 불러오기도 했지만 이후 뉴욕 증시는 그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고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냉탕과 온탕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은 재앙에 가까웠다. CFRA에 따르면 취임 첫 100일 동안 주가지수 S&P500은 8%가량 하락해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2일 발표한 상호관세가 주식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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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별 취임 100일 주가지수(1900~1928년 다우지수 기준, 그 뒤는 S&P500) 성과 추이, 트럼프 취임 100일은 4월29일, 관련 자료 기준일은 4월21일 [자료=카슨그룹] |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한 시점은 4월9일이다. 당일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은 숨을 돌렸고 뒤이어 교역국과의 관세 협상이 개시되면서 이른바 '안도 랠리' 분위기가 형성됐다. 관련 회복세에서 비롯된 위험선호 심리는 현재까지도 지속 중이다.
S&P500의 연중 저점인 4월8일 종가 대비 상승률은 현재(5일 기준) 24%다. 한국 주가지수 코스피 상승률 37%나 일본 닛케이225주가지수 30%, 홍콩 항셍지수 26%를 뒤좇는 형국이지만 취임 초기 미국이 유독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회복 탄력성이 상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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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별 주가지수 성과(8월5일까지) / 한국 코스피(ETF 기준), 홍콩 항셍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브라질 이보베스파가 상승률 상위 / S&P500(SPX)은 5% 상승률 [자료=코이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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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현재(8월5일)까지 미국 업종별(ETF 기준) 수익률 / 기술(XLK)과 유틸리티(XLU), XLC(통신서비스), 공업(XLI)가 수익률 상위 업종 [자료=코이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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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주가지수의 4월8일 종가 대비 현재(8월5일)까지 상승률 [자료=코이핀] |
◆AI가 구원
미국 주가 회복의 중심에는 여전히 인공지능(AI) 테마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구글 등 소위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이 천문학적 금액을 AI 인프라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AI 테마발 위험선호 심리는 더욱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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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노란색)과 구글(파란색), 마이크로소프트(붉은색), 메타(연보라색)의 분기별 설비투자액 추이 [자료=Fiscal.ai] |
M7(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으로 대변되는 대형 기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M7에는 하이퍼스케일러와 AI 연산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엔비디아 등이있다.
4월8월 종가 대비 8월5일 현재 M7의 상승률은 39%, M7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구성 493개 종목의 상승률은 1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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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과 S&P500 나머지 493개 종목의 4월8일 연중 저점 대비 현재(8월5일까지) 성과 비교 / M7와 S&P500 493개 종목은 각각 ETF 'MAGS'와 'XMAG' 기준 [자료=코이핀] |
월가에서는 AI 테마의 지속 전망을 근거로 대형 기술주가 이끄는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압도적인 실적 결과로 뒷받침하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강세 기대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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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붉은색)과 S&P500 기업(회색), M7 제외 S&P500 493개 기업(남색)의 분기별 순이익 증가율 및 애널리스트들의 관련 추정치 컨센서스 [자료=스트래티가스] |
물론 경계의 목소리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M7이라는 소수 빅테크 종목으로 쏠림이 극단적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의 시세 상승이 워낙 가파르게 전개된 측면이 있어 악재에 취약한 국면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관세발 물가 위험과 경제 냉각 우려에 민감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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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의 S&P500 시가총액 비중(%) 추이(붉은색) [자료=매크로마이크로]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