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③ 공무원의 질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질랜드, 행정개혁을 통한 성과중심 관료제의 구축

1980년대 초반 뉴질랜드는 심각한 경제위기와 국가경쟁력 하락, 공공부문의 비효율로 인해 구조적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1984년 노동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임 재무장관 로저 더글러스(Roger Douglas)는 급진적 개혁인 '로저노믹스(Rogernomics)'를 단행하였고, 이 흐름 속에서 공공부문 개혁은 경제재건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크리스토퍼 후드(Christopher Hood)는 이 시기를 "신공공관리(New Public Management, NPM)의 선도적 실험국가"라 칭하며, "전통적 복지국가 모델에서 시장논리 기반의 성과정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하였다(Hood, A Public Management for All Seasons?, 1991). 제도적 구조개혁과 관료문화의 재설계라는 목표를 지닌 뉴질랜드의 행정개혁은 5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5 photo@newspim.com

공공기관의 탈중앙화 (Decentralization & Agency Model)
전통적 중앙관료제를 해체하고, 정부 부처 산하에 준자율적 행정기관(Departmental Agencies, Crown Entities)을 설치하였다. 이는 부처가 정책 수립(Purchaser)을 담당하고, 산하 기관이 실행(Provider)을 담당하도록 분리한 '구매자-공급자 모델'이었다. 공무원은 더 이상 공채와 시험 등을 통해 채용되어 장기 경력형으로 공직에 복무하는 영구직(Career Service) 직위가 아닌, 성과책임이 부여된 계약직 전문가로 전환되었다.
성과기반 계약제 도입 (Performance Contracts for Executives)
모든 정부 부처의 최고 책임자(Chief Executives)는 임명 직후 해당 부처를 관할하는 장관(Minister)과 성과계약서(performance agreement)를 체결해야 했다. 이 계약서는 단순한 행정지침을 넘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공적 문서로, 정부와 공공기관 간의 공식적 책무 관계를 제도화한 핵심 장치였다. 성과계약에는 부처의 중장기 전략목표, 달성해야 할 구체적 업무성과지표(KPI), 계약 기간(보통 3~5년), 정기 평가 방식, 그리고 성과 미달 시 계약 해지 혹은 연장 여부에 대한 조건이 명시되었다. 특히 계약의 이행 상황은 매년 독립적인 감사기구나 정부 내 평가위원회를 통해 점검되었으며, 이러한 체계는 행정기관 책임자들이 정치권으로부터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정부 정책 목표에 맞춰 성과 중심의 행정을 구현하도록 유도했다. 뉴질랜드의 성과계약제는 관리자의 자율성과 책임을 결합한 시스템으로, 이후 OECD 국가들의 공공관리 개혁(New Public Management)의 핵심 모델로 평가받게 된다.
회계 및 예산제도의 시장화 (Accrual Accounting and Output Budgeting)
뉴질랜드는 1989년 제정된 공공재정법(Public Finance Act)을 통해 중앙정부 차원의 발생주의 회계(business-style accrual accounting)와 예산제도 통합을 도입하면서, 세계 최초로 정부 전체 수준의 발생주의 회계체계(whole of government accrual accounting)를 도입하였다. 이는 기존의 현금주의 회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정부의 자산·부채·비용을 정확히 반영함으로써 재정의 실질적 건전성과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전환이었다. 특히 부채, 감가상각, 미래 연금부담 등의 숨겨진 재정 리스크를 투명하게 드러내며 책임성 있는 예산 운용을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정부는 성과기반 예산제도(Output Budgeting)를 도입하여, 단순한 투입(input) 기준이 아닌 산출(output) 기준으로 부처 예산을 배분하고 평가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각 부처는 사전에 명확한 성과목표와 측정지표를 설정하고, 회계연도 말에 그 결과를 정부와 의회에 보고해야 했다. 이러한 방식은 예산 집행의 결과 책임을 제도화하고, 행정성과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가능케 하였다. 뉴질랜드의 회계 및 예산 개혁은 재정운용의 시장친화성과 행정책임성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후 OECD 여러 국가의 벤치마크가 되었다.
공기업의 민영화 및 구조조정 (Corporatisation & Privatisation)
1980년대 후반 뉴질랜드는 정부 기능의 축소와 공공부문 효율화를 목표로 대규모 공기업 개혁을 단행했다. 우체국(New Zealand Post), 철도청(NZ Railways), 전력청(Electricity Corporation) 등 대형 공기업들은 먼저 기업형 공공기관(corporatised SOEs)으로 전환되었으며, 이후 일부는 민간 자본에 매각되거나 완전 민영화(privatisation)되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단순한 소유권 변경을 넘어, 기업 운영방식의 도입, 이윤책임 강화, 경쟁 유도라는 시장 원리를 공공부문에 적용하려는 시도였다. 특히 공공서비스 영역에서의 독점적 지위 해체와 성과 압박 메커니즘은 "공기업의 사유화를 통한 공공성 회복"이라는 역설적 기조 속에서 정당화되었다.
중립성과 투명성 강화 (Impartiality & Merit-based Appointment)
뉴질랜드 행정개혁의 핵심 중 하나는 공직자 채용의 방식과 정치적 독립성 확보였다. 모든 공무원은 공개경쟁 기반의 채용 시스템에 따라 선발되었으며, 채용 기준은 학력, 경력, 시험 등 명확한 자격요건과 실적 중심의 평가에 기초하여 설정되었다. 이는 임의성과 인맥 중심의 채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직업적 전문성과 중립성을 제도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정무직(Political Appointees)과 실무직(Career Officials)의 기능적 분리가 엄격히 적용되었는데, 이는 정책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행정의 독립성과 연속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였다. 실무직 관료들은 정권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직무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받았으며, 이에 따라 관료제는 정치적 간섭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단순한 채용 방식의 전환을 넘어, 관료제 전체의 신뢰성, 예측 가능성, 정책 집행의 일관성을 제고하는 데 핵심적 기여를 하였다.

뉴질랜드 행정개혁의 평가와 국제적 영향력

OECD 및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뉴질랜드의 공공부문 개혁을 "효율성과 투명성의 제도화"라는 관점에서 높이 평가하였다. 뉴질랜드는 2023년 투명성국제 CPI에서 세계 1위(87점)를 기록하였으며, 세계은행의 정부효율성(Government Effectiveness) 지수에서도 매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후드(Hood)와 피터스(Guy Peters)는 공동연구에서 뉴질랜드를 "성과정부 모델의 실험실"로 평가하였으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개혁 설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Hood & Peters, Rewards for High Public Service Performance, 2006).

뉴질랜드 전체 노동시장 중 공무원은 2024년 2월 기준 481,500명으로 전체 고용(약 2,502,800명)의 19.2%를 차지한다. 이 중 중앙정부 및 공공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대다수이며, 지방정부 인력은 약 58,000명 수준이다. 특히 핵심 정부부처를 구성하는 Public Service Departments에는 약 45,000명 정도가 근무하며, 이는 공공부문 내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뉴질랜드는 민간 부문에 준하는 효율성과 책임성을 공공부문에 도입하면서도, 높은 공직 윤리와 투명성을 유지하며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행정개혁은 단순한 탈관료화가 아니라, 성과와 윤리, 효율과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구축한 혁신적 사례였다. 계약과 평가 중심의 행정체계 속에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에 대한 봉사 의식이 유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시민 신뢰와 국가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성과중심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편적 제도 개혁이 아닌 정치적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총체적 개혁 설계를 통해 새로운 관료제를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뉴질랜드 모델은 개혁대안으로 삼을 가치가 충분한 사례이다.

④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사진
"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