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제18차 대러 제재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거래가 상한을 현재 배럴당 60 달러에서 47.6 달러로 크게 낮추고,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할 때 사용했던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러시아 22개 은행이 추가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퇴출되고, 제3국에서 러시아 원유로 만든 정제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원유 불법 수출에 동원되는 그림자 함대(shadow fleet) 목록에 105척을 추가해 447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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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금까지의 어떤 제재 패키지보다 더 강력한 제재안이 채택됐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 비용을 계속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크라이나) 침략을 즉각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18번째 대러 제재 패키지 합의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러시아 전쟁 기계의 심장부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안은 EU 집행위원회가 공식 제안한 이후 친러 정권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26일 제재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지만 유럽의 대표적인 친러 국가로 평가되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반대하면서 채택에 실패했다. 대러 제재는 EU의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 16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다시 한번 합의 도출이 시도됐으나 이 역시 슬로바키아의 거부로 무산됐다.
슬로바키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여전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과 2034년까지 장기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슬로바키아는 이 계획에서 예외 인정 또는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며 이를 대러 제재 승인과 연계시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슬로바키아는 러시아 연료 수입 중단과 관련해 EU 집행위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약속 받은 후 17일 밤 제재안에 서명하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로베르토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현 시점에서 18차 제제안을 계속 막는 것은 역효과가 클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모든 선택지는 소진됐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