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말까지 연체율 5~6% 관리 '강력 주문'
3분기부터 가동...100억 자본금 최대 1조 정리 가능
은행·농협·새마을금고 선례, 연체율 1%p 이상 개선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저축은행업계가 금융당국의 연체율 관리 압박 속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전담 자회사 '에스비엔피엘대부(SB NPL)'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연말까지 연체율을 5~6% 수준으로 낮추라고 주문한 가운데 SB NPL이 이르면 3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 및 주요 저축은행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연체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각 저축은행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이 내용을 직접 보고하라는 지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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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9.00%로 전년 말(8.52%)보다 0.48%포인트 상승하며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부동산PF 외에도 기업·가계대출 부문에서 연체율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로 전년 말 대비 0.84%포인트 상승했고 가계대출도 4.72%로 0.19%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19일 부실채권 정리 전담 자회사인 SB NPL을 지분 100% 출자해 설립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대부업 등록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3분기부터 부실채권 매입 및 정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SB NPL의 초기 자본금은 5억원이지만 향후 회원사 출연금 등을 통해 100억원까지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 1조원 규모의 NPL 정리를 목표로 한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연체율을 약 1%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무 준비도 병행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부동산 담보부 NPL 매입 경험이 풍부한 경력자를 채용했고, 내부 직원도 SB NPL에 파견해 초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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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건설 현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
NPL을 통한 연체율 개선은 이미 다른 업권에서 실효성이 입증된 방식이다. 은행권은 2009년 공동출자한 유암코(UAMCO)를 통해 기업 부실자산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연체율을 안정시켜 왔고 농협도 2014년 설립한 NH자산관리회사를 통해 유사한 성과를 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2016년 MCI대부를 세운 뒤 MG신용정보와 이원화된 체계를 운용하다가, 내달부터는 이를 통합한 'MG-AMCO'를 출범시킨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2조원, 하반기 3조원 등 총 5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비춰볼 때 저축은행업계의 NPL 전담 자회사 출범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연체율이 9%를 넘긴 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한 해결책이라는 평가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NPL 매입과 정리를 통해 연체율을 빠르게 끌어내리겠다"며 "자본 규모 100억원으로 최대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를 목표로 한다. 연체율을 1%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회원사들의 추가 출자를 통해 자본금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