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불행사 사유 중복기재율 80% 상회
"운용사, 연기금 대비 행사율·반대율 낮아"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공·사모펀드 의결권 행사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4일 금감원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지난 3월 1일까지 자산운용사가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총 1973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2만 8969건 중 6.8%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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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사진=금융감독원] 2025.06.04 stpoemseok@newspim.com |
금감원은 "연기금 등에 비해 행사율, 반대율이 다소 낮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는 주로 ▲합병·분할 등 조직변경(26건, 21.5%) ▲정관 변경(286건, 9.0%) 이사 선·해임(789건, 7.9%) 등에 반대 의견을 행사했다.
점검 대상 273개사 중 26.7%에 해당하는 72개사가 의결권 안건 절반 이상에 대해 '주주총회 영향 미미',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으로 기재했다. 금감원은 "운용사는 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불행사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 등으로 사유를 불성실하게 기재하고 의결권을 일괄 불행사 하는 경우 등을 미흡한 사례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점검 대상 273개사 중 57개사(20.09%)는 법규 나열 수준의 기본정책만을 공시하고 안건별 행사 근거가 규정된 세부지침을 공시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는 투자자가 의결권 행사 여부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의 근거가 되는 내부 지침을 공시해야 한다"며 "54개사(19.8%)는 지난 2023년 10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사항을 반영하지 않고 있는 등 의결권 행사 지침에 대한 충실한 관리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시할 때 작성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전체 86개사(31.5%)는 의안명을, 62개사(22.7%)는 의안 유형을, 149개사(54.6%)는 대상 법인과의 관계를 기재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행사율(99.3%) 및 반대율(16.0%)이 주요 연기금과 유사하다"며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은 주주권 행사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상장주식 보유 상위 5개사 중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의 경우 의결권 행사·불행사 사유 중복기재율이 80%를 넘어섰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점검 과정에서 파악한 업무체계 개선 필요 사례에 대해 안내했다. 구체적으로 ▲일부 직원이 의결권 업무를 담당하는 사례 ▲구체적 이해상충관리 지침 없이 찬성 의견을 제출하는 사례 ▲모든 안건에 대해 단일한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받는 사례 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의결권 행사율은 점진적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행사·불행사 사유 기재, 관련 업무체계 등에 개선 필요사항이 다수 발견됐다"며 "금감원은 기관투자자가 수탁자책임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사 의결권 공시점검을 다각도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