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가처분 기각…6월2일 오후 3시부터 상장폐지
"국내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 판단, 잘못이라 단정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내 시가총액 2위의 가상자산 '위믹스'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오는 6월 2일 오후 3시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4곳(빗썸·코인원·코빅·고팍스)에서 상장 폐지된다.
법원은 위믹스가 지난 2월 28일 발생한 해킹사고 사실을 4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알려 가상자산 관련 중요사항을 불성실하게 공시했고 해킹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도 없었다며 현 단계에서 국내 거래소들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타당하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30일 위메이드와 위믹스 코인 보유자 등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 회원사 빗썸·코인원·코빅·고팍스(운영사 스트리미)를 상대로 낸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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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30일 위메이드가 닥사 회원사인 빗썸·코인원·코빅·고팍스 등 가상자산거래소 4곳을 상대로 제기한 거래지원 종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먼저 "위믹스는 지난 2월 28일 오후 2시경 해킹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곧바로 해외 거래소에 해당 사실을 알렸으나 국내 거래소들과 이용자들에게는 공시하거나 알리지 않다가 4일이 지난 3월 4일 오전 2시경에서야 해당 사실을 공시했다"며 "위믹스 코인에 관한 중요사항을 성실하게 공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위믹스 측은 해킹사고 발생 직후 추가적인 피해방지를 위해 신속한 대응조치를 한 후 공시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해킹사고 사실의 공시가 4일이나 늦어진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위믹스가 위믹스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우려해 국내 거래소들과 이용자들에게는 해당 사실을 공시하거나 통지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위믹스는 위믹스 코인의 시스템에 대한 최초 침투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는 불충분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해 공격자의 접속기록이 일부 누락됐고 사전 공격행위의 탐지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믹스는 해킹사고의 원인에 대한 가정적인 시나리오만 제시했을 뿐 끝내 해킹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본안(소송)에서의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각 계약에 따른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고 거래지원 종료 결정 당시까지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 국내 거래소들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가처분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서 지난 2월 28일 오전 9시53분경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외부 공격에 의한 해킹이 발생해 87억5000만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 약 865만개가 탈취됐다.
위믹스는 당일 오후 2시경 해킹사고를 인지했으나 3월 4일 오전 2시경에야 해킹사고 사실을 공시해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국내 거래소들은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관련 중요사항을 불성실하게 공시했고 해킹사고 원인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위믹스 코인을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 2일 "위믹스가 제출한 소명자료를 면밀히 검토했으나 거래유의종목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위믹스 코인에 대한 거래지원을 오는 6월 2일 오후 3시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위메이드와 위믹스 코인 보유자들은 이에 불복해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편 위믹스는 2022년에도 유통량 허위 공시 문제로 한 차례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가 이듬해 2월 재상장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