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국 전세 증액 갱신 비중 69%…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
아파트 증액 갱신 비율 75% 달해
감액 갱신은 4%로 급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세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세난 속에서 기존 계약을 연장하며 보증금을 올려주는 증액 갱신이 급증하고 있다. 이사 대신 기존 주거지에 머무르며 높아진 전세금을 감당하려는 세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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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갱신계약 보증금 증액 여부 변동 추이. [자료=집토스] |
2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전세 갱신계약 6만8932건 중 69%(4만7852건)이 증액 갱신 계약이었다. 직전 분기(3만3903건) 대비 41%, 전년 동기(2만7569건) 대비 73%씩 증가했다.
전체 갱신계약 건수도 전년 동기(6만2093건) 대비 11% 증가한 6만8932건으로 집계됐다. 전세금을 올리더라도 갱신계약을 택하는 세입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증액 갱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아파트 갱신계약 중 증액 갱신 비율은 2023년 3분기 37%로 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해 올 1분기 75%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보증금을 낮춰 재계약하는 감액 갱신 비율은 같은 기간 46%에서 4%로 급감했다.
전세금 증액 부담이 커지자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계약갱신요구권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1분기 전국 전월세 갱신계약 중 세입자가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4만2362건으로, 직전 분기(3만688건) 대비 38% 늘었다. 2024년 1분기(2만8745건)보다는 47% 늘어난 수치다. 가파른 전세가 상승 국면에서 세입자들이 주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최근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신규 계약은 물론 갱신계약 시에도 세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아파트 시장의 증액 갱신 비율이 매우 높아, 이사 대신 기존 주택에 머무르며 보증금을 올려주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 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증액 갱신과 갱신요구권 사용 증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세입자들은 계약 조건 변동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