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10년 헌신 기념해 특별동상 제작키로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케빈 더브라위너(33·벨기에)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프리미어리그 홈경기를 치르며 팬들과 뜨겁게 작별했다.
더브라위너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AFC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약 69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교체 아웃되며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경기는 맨시티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점 68(20승 8무 9패)을 기록한 맨시티는 리그 3위로 올라서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경기는 지난 10년간 맨시티의 중원을 책임지며 전성기를 이끈 '맨시티의 심장' 더브라위너의 고별전. 경기장 곳곳에는 '킹 케빈', '고마워요 킹 케빈'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과 현수막이 걸렸고, 일부 팬들은 벨기에 국기를 들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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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케빈 더브라위너가 21일 37라운드 AFC 본머스와의 경기 후 팀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5.5.21 psoq1337@newspim.com |
더브라위너는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이적한 이후 맨시티에서 10시즌 동안 EPL 6회, FA컵 2회, 리그컵 5회 등 총 19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와 FIFA 클럽 월드컵 우승까지 차지하며 '시티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받았다. EPL 통산 기록은 284경기 출전 72골 119도움. 도움 기록은 라이언 긱스(162도움)에 이어 역대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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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 맨시티팬이 21일 37라운드 AFC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케빈 더브라위너의 고별전을 관전하며 그의 작별을 아쉬워하고 있다. 2025.5.21 psoq1337@newspim.com |
이날 경기도 그의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전반 25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크로스바를 넘긴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들이 이 장면을 보고 나를 혼낼 것이다"라고 말하며 웃픈 자평을 남겼다.
후반 24분, 교체 아웃되는 순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기립박수로 그의 10년을 기념했다. 팬들의 박수 속에 벤치로 향하던 더브라위너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 후 공식 고별식에서는 더브라위너의 10년을 조명한 헌정 영상이 상영됐다. 그의 가족과 팀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와 함께 "고마워, 케빈(Thank You, Kevin)"이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뜨자,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뜨거운 감동에 휩싸였다.
아내 미셸, 세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더브라위너는 팬들 앞에서 "맨체스터는 저와 제 가족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세 아이가 태어났고, 커리어의 전성기를 보냈습니다. 지난 10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지만, 제 마음은 늘 맨체스터에 있을 것입니다"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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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케빈 더브라위너가 21일 37라운드 AFC 본머스와의 경기 후 팀 가족들과 함께 홈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5.21 psoq1337@newspim.com |
맨시티 구단은 더브라위너의 공로를 기려 에티하드 스타디움 외부에 그의 동상을 세울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더브라위너는 뱅상 콤파니,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아게로에 이어 동상을 갖게 되는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된다.
아직 그의 다음 행선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맨체스터에서의 마지막 홈경기는 분명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으로 남았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