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상대 '검사 수사개시 지침' 정보공개소송 승소
"공개해도 검사 직무수행 영향 없어…국민 알권리 보장"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을 직접 수사한 내부 근거 지침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단이 재차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김형배)는 15일 참여연대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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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참여연대는 검찰이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라 명예훼손죄에 대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데도 윤 전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2023년 11월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증거 및 범죄사실이 동일해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대검 비공개 예규인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을 근거로 들었다.
참여연대는 해당 예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검은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수사, 공소의 제기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해 1월 검찰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해당 대검 예규를 비공개 열람·심사한 결과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의 내용 등에 비춰볼 때 정보공개가 수사 활동이나 공소 제기 등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사건 정보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규정한 검찰청법 등을 준수하기 위한 세부 기준과 절차를 정한 것이므로 이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수사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 불복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