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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시라노' 조형균 "컴플렉스였던 평범함, 더 많은 작품 경험 계기"

기사입력 : 2025년01월10일 17:44

최종수정 : 2025년01월10일 17:44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5년 만에 올린 뮤지컬 '시라노'의 주인공 조형균이 코로나를 거쳐 더 단단해진 에너지와 메시지로 무대에 돌아왔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시라노'가 공연 중이다. 조형균은 지난 2019년 재연에 이어 삼연에도 참여하며 인생 캐릭터로 열연 중이다. 당시 그에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이란 큰 상을 안겨준 작품으로서 의미도 남다르다.

"일단 다시 저를 불러주셔서 감사했어요. 지난번에 또 상까지 받다보니 부담감과 감사함이 거의 반반이었죠. 지난 시즌에 비해서 코가 너무 크고 못생겼단 이야기가 있는데, 당시에 대극장이다보니 극 중반 정도 가면 시라노가 잘생겼다는 평이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이번엔 더 어글리하게 간 것 같아요. 그래도 가까이서 보신 분들은 아마 시라노의 외모 컴플렉스를 잘 느끼실 거고, 재연 코로 바꿔달란 분들도 계세요."

뮤지컬 '시라노'에 출연하는 배우 조형균. [사진=이음엔터테인먼트]

극중 시라노는 프랑스 최고의 음유 시인이자, 가스콘 부대장으로 무예를 겸비한 인물이다. 너무 큰 코가 문제라면 문제. 외모 빼고 다 가진 캐릭터의 진짜 매력에 대해 조형균은 진지하게 논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뭔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 같다는 게 매력적이죠. 외모적으로도 코가 크니까 특별하기도 하고요. 불합리한 일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언제든 선봉에 서서 싸우고 약자들 편에 서는 강강약약 캐릭터예요. 한 여자를 정말 지고지순하게 사랑하고요. 그 사랑을 위해 말도 안되는 부탁도 다 들어줍니다. 크리스티앙의 비밀에 대해서도 죽을 때까지 절대 발설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주죠. 모든 면에서 S급 인물이 아닌가 싶어요."

그토록 매력적인 인물인 탓에, 조형균은 시라노와 실제 자신이 그리 닮은 부분이 없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 시라노에게도 역경은 끊임없이 찾아온다. 사랑도, 전쟁도, 신분도 그의 앞에 커다란 거인이 되어 찾아오고 시라노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끊임없이 맞선다.

"이 사람이 정말로 정의에 완전 빠져있는 사람이라 진짜 전쟁도, 죽음도 두렵지 않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에서, 칼을 맞고 거의 사경을 헤맬 정도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록산과 약속을 지키려 나타나죠. 피가 철철 넘치는 상황에 배를 부여잡고 왔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 생각이 들어요. 사랑의 힘이겠죠. 사랑과 말의 힘인 것 같아요. 약속의 힘."

2025 뮤지컬 '시라노' 공연 장면. [사진=RG컴퍼니, CJ ENM]

5년 전 재연에 비해서, '시라노' 이번 시즌 공연은 꽤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맞기도 했다. 시라노가 록산과 크리스티앙을 위해 시간을 벌어주는 넘버 '삐리빠라'를 비롯해 몇몇 부분들의 넘버와 장면이 바뀌었다. 조형균은 재연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 오히려 말을 아꼈었음을 털어놨다.

"처음엔 저도 엥? 하기도 했어요. 왜냐면 조심스럽잖아요. 재연을 했기 때문에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도 있고요. 속으로는 왜 바뀌었을까 고민을 하면서도 혼자 해답을 찾으려 했어요. 연습할 땐 티를 안냈어요. 재연을 기준으로 얘기하다보면 새롭게 나올 수 있는 좋은 것들을 막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막상 연습을 하다 보니까 지난번도 좋았지만 이번에가 훨씬 더 캐릭터적으로도 그렇고 다채로워져서 좋은 점이 와닿았어요."

'시라노'에서는 주인공 시라노 캐릭터를 비롯해서 자신의 이상과 신념을 놓지 않는, 그러면서도 각자의 컴플렉스로 한계를 마주하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조형균은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저마다의 개인적인 경험을 빗대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봤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얘기 같잖아요. 하지만 원초적으로 생각해보면 각자의 컴플렉스에 관한 소재를 많이 다루죠. 시라노는 외모 컴플렉스, 록산은 겉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게 큰 것 같아요. 시각적으로 진실된 사랑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게 있는가 하면 크리스티앙은 진실된 마음을 말로 표현을 못하는 점이 있죠. 이런 컴플렉스를 가진 인물들이 딱 삼각 구도로 만났을 때의 이야기라서 관객들이 울고 웃는 이유가 아주 나와 똑같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 그런 컴플렉스들은 갖고 있어서가 아닐까. 그래서 공감하면서 보시지 않나 싶어요."

2025 뮤지컬 '시라노' 공연 장면. [사진=RG컴퍼니, CJ ENM]

'시라노'의 하이라이트이자 많은 관객들이 사랑하는 신이 바로 시라노가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오래도록 사랑해온 록산에게 대리고백을 하는 장면이다. 조형균 역시 "저도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면서 연기하는 순간을 떠올렸다.

"지난번 공연 때도 마찬가지고 오히려 많이 드러내지 않아야 봤을 때 뭔가 더 오더라고요. 실제로 내가 그런다고 생각해보면 막 가슴 아파하기보다 기분 좋을 것 같아요. 결과는 내 입을 빗대서 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의 말을 사랑해 준 거잖아요. 그냥 고백을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후에 록산이 '마침내 사랑이' 부르면서 현실을 자각하는 찰나가 오죠. 크리스티앙에게 다시 망토를 건네주고 역할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집에 들여보낼 때가 마음이 가장 힘들어요. 그래서 '잔인한 영광'이라는 말이 정말 멋진 가사 같아요."

최근 '시라노' 공연이 시작된 후에 같은 배역인 배우 최재림이 컨디션 난조로 공연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형균은 "사실 제일 속상한 건 당사자"라며 "저도 작년에 딱 한번 갑자기 급성 후두염이 와서 캐스팅을 처음으로 변경해봤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회복이 잘 돼서 다행"이라면서 동료를 감쌌다. 

초연과 재연에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이번 삼연에 프로듀싱으로 참여한 류정한이 전한 말도 힘이 됐다. 조형균은 "프로듀서로서 정한 형이 디렉션이라기보다 각 배우마다 다른 시라노의 매력을 환기해주는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제게는 감수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씀해주시고 더 많이 표현했을 때 울림이 올 것 같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굳은 신념을 가지고 실패가 뻔히 보이는,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만 가면을 벗지 못하는 시라노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느끼는 점도 많다.

뮤지컬 '시라노'에 출연하는 배우 조형균. [사진=이음엔터테인먼트]

"저는 예전부터 특출난 게 없는, 이미지도 그렇고 다 애매한 선상에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극히 평범한 이미지가 스트레스였고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는 그래서 여러 가지 작품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습을 하면서는 톤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인물과 어울리는 대사톤과 분위기, 노래할 때 잘 연결되는 지를 항상 신경써요. '시라노'는 제게 운좋게 좋은 상을 안겨줬지만 다른 작품이랑 똑같아요. 상은 부수적으로 감사하게 따라온 거고, 배우로서 제가 가는 길의 이정표가 틀리지 않았다라는 내비게이션의 안내 같은 느낌이에요. 시라노가 더 특별하기보다 제가 한 모든 작품이 소중하고 모두 사랑합니다."

극중 시라노의 직업이 시인인 덕분에, 이 공연엔 특히나 아름다운 사랑과 낭만의 언어, 문학적이고 시적인 표현들이 가득하다. 고전적인 작품의 대사톤이나 말투 때문에 입에 붙도록 계속해서 연구한 시간도 길었다. 숱한 역경이 가득한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또 시라노와 닮은듯한 삶을 사는 배우로서 가장 마음에 남는 대사 한 가지를 물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시라노'에 많이 나오는 문학적이고 시적인 언어들을 연습할 때도 일단 계속 해봐야 해요. 관객분들이 봤을 때 많이 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티가 난다고 봐요. 대사를 뱉으면 뱉을 수록 자기화를 시키는 게 중요하고 또 시적인 표현은 문장 사이에 미세한 호흡들이 일상적이지 않은 점들을 살리는 걸 연구한 것 같아요. 그 가운데서도 제일 좋아하는 대사는 딱 죽기 직전, '오늘 밤 내가 저 달나라로 돌아갈 때 가져가야 할 단 한 가지. 티 한 점 없는 부끄러움 한 점 없는 나의 영혼'이라는 말이. 이게 저는 제일 시라노의 모든 걸 다 설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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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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