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사기로 고소하자 '한 만큼 갚아주겠다' 문자…대법 "협박 아냐"

기사입력 : 2024년06월12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6월12일 06:00

대법원, 동료교수 보복협박 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추상적 감정 토로한 것…해악의 고지로 보기 부족"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자신을 사기죄로 고소한 뒤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동료 교수에게 보복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라도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없어 협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한 사립대 교수로 재직하던 A씨는 지난 2016년~2017년 B씨와 공모해 C씨 등 동료 교수 8명으로부터 충남 금산군 인근 토지 분양대금 명목으로 합계 2억4705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자신을 사기죄로 고소한 C씨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C씨 등 피해자들이 자신의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게 되자 앙심을 품고 보복의 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A씨는 사기 혐의 첫 공판을 마친 2021년 10월 22일 밤 C씨에게 "교수님 등이 작성한 탄원서를 읽어봤습니다. 제가 인간관계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도 인간관계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정든 학교를 떠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제게 한만큼 갚아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만취 상태에서 괴로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을 뿐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보복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사건 문자메시지가 협박죄에서 말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협박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나오기 몇 달 전 A씨는 사기 혐의 재판에서도 편취의 범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은 분양받은 토지의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개발행위 허가 여부가 분양 계약의 중요 요소라고 보기 어렵고 장래 개발행위가 불가능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사기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과 별개로 보복협박 혐의는 성립한다고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보낼 당시 피해자의 고소에 따라 기소됐고 대학에서 직위해제 처분을 받는 등 신분상 불이익을 입었으며 추후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교수직을 잃는 등 더 큰 신분상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었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도 고소 등 적절한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동일한 보복을 하겠다는 의미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협박죄에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협박의 고의나 보복의 목적이 있었다는 점 또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A씨가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만으로는 해악의 범위가 추상적이고 A씨가 상급자이던 B씨의 교수직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아가 A씨는 사기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해당 판결이 지난 3월 확정됐는데 A씨의 입장에서는 탄원서에 담긴 B씨 등의 일방적인 범죄 의심 내지 평가, 엄벌 주장이 몹시 억울하고 서운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또 "이 사건 문자메시지가 높임말로 작성됐고 보낸 시점이 첫 공판이 진행된 날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취중 상태에서 상당 기간 친분을 맺어왔던 피해자에게 자신의 감정들을 일시적·충동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이해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며 "협박의 범의 및 보복의 목적에 따른 구체적 해악의 고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shl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