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합리적인 방안 제시하라"에 의료계 '무대응'...험난한 대화의 길

기사입력 : 2024년04월02일 13:00

최종수정 : 2024년04월02일 13:02

의협 초지일관 '원점 재논의' 고수···정부측 패배 강요
"2000명도 과학 근거 수치 아니야" 새로운 협의체 요구
의료대란 주체인 전공의들 설득할 방안도 병행돼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 물꼬를 모색하고 있으나 대화의 장이 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의료계의 각 단체 간 통일된 의견을 만드는 길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또 의료대란의 주체인 젊은 의사들이 정부와 의료계 지도부의 결정을 순순히 따른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에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하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고수해 오던 의대정원 증원 2000명 규모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의대증원 정책의 당사자인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일 오전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의대 증원·의료 개혁,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윤석열 대통령의 1시간 가량의 대국민 담화 TV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01 yym58@newspim.com

보건복지부는 다음날인 2일 "집단행동을 접고 과학적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의료계 내 통일된 더 합리적인 방안을 제안한다면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하며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문제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 마련이 가능한가 여부이다. 현재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정부와 각을 세워 오고있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 오후 전의교협 브리핑에 앞서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의대정원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의협 비대위에 지난달 31일 신설된 정책분과위에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양 단체의 소통은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관측되지만 통일된 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 당선인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 "입장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임 당선인은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철회'.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제2차관 파면',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국민의힘), 김윤 서울의대 교수(더불어민주당) 비례 공천 취소'를 요구해왔다.

정부 정책을 향한 강경한 발언과 자세로 의사 회원들의 압도적 지지(65.43%)를 얻은 임 당선인 입장에선 정부가 던진 갑작스런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 또한 담화에서 '2000명'이라는 수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라고 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특정 직역의 압박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또 정부 관료의 파면 요구에 대해서도 "정부를 위협하고"있다며 "대통령인 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화문에 담아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의료계 일각에선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이 지난 1일 브리핑에서 "통일된 안 마련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전에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과 논의하지 않은 개인 발언으로 보고 있다.

의협 비대위 고위 관계자 A씨는 "3월 31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 측이 구체적 숫자 제시를 요구하면 무대응하기로 원칙을 정했다"면서 "비대위의 대화 조건은 '원점 재논의'"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가 주장하는 '원점 재논의'의 정의는 의대정원 증원을 0명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요구하는 과학적인 추계를 위한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증원 숫자를 다시 추계하자는 것이다. 의협 비대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2025학년도 의대증원 정책은 사실상 백지화된다. 정부도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가 힘든 요구 조건이다.

A씨는 "2000명이란 숫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숫자이다.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과거 의료현안협의체(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참여) 28차례 회의록 어디에도 2000명이란 단어는 나온 적이 없다. 300명도 500명도 숫자가 제시됐던 적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설령 의협 비대위에서 절충안을 만들어 협상장으로 나간다 할지라도 현재 의료계 집단행동(의료계는 자발적 사직이므로 개인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의 주체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동의를 하겠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A씨는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은)돈만 아는 의사로 낙인이 찍힌 사회적 인식에 대한 상처가 생겼다"면서 "대통령이 이들에게 사과를 한다면 그들의 마음이 풀릴 것이라 생각한다. 전공의들이 내세웠던 7대 요구 중 여섯번째 항목이었지만 사실상 우선순위로는 1순위"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월 21일 성명에서 내세운 대화 조건 7대 요구안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 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다.

calebca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사진
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