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일본에 반도체 R&D 거점 짓는 삼성전자의 노림수

기사입력 : 2023년12월22일 14:11

최종수정 : 2023년12월22일 14:48

TSMC, 생산거점 중심으로 日 소부장 밀월 강화
소부장, 첨단반도체에 필수…삼성도 R&D 중심 협력
"삼성, 日 소부장 무시 못했을 것…경영진 결단 작용"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조성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는 일본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TSMC에 대항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요코하마시 및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00억엔(약 3600억원)을 투자해 일본 요코하마시 미나토미라이21 지구에 반도체 차세대 패키징 R&D 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신설한다. 일본 정부도 전체 투자금 중 최대 200억엔을 지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일본 정부로부터 포스트 5G 정보통신 시스템 기반 강화 연구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채택됐다.

APL은 총 2000평 규모에 기술 연구 시설과 사무실 등을 갖춰 내년에 개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고성능 컴퓨터(HPC)와 인공지능(AI) 분야 프로세서용 3차원 칩렛 모듈을 개발한다. 현지 기술 인재도 100여명 추가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일본에 분산된 R&D 시설들을 요코하마 한 곳에 모은 반도체 연구 조직인 '디바이스 솔루션 리서치 재팬(DSRJ)'을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조성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는 일본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TSMC에 대항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JASM 구마모토 제1공장의 조감도. [사진=TSMC]

이 같이 삼성전자가 일본 내 R&D 투자를 적극 확대하는 것을 두고 최대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인 대만의 'TSMC'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에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TSMC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의 공조로 첨단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자도 R&D 중심 전략으로 소부장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TSMC는 최근 일본에 생산 거점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TSMC는 일본의 소니, 덴소와 합작해 파운드리 기업 'JASM'을 설립하고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또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은 내년 2월 준공되며, 2공장도 내년 착공, 오는 2027년 7나노 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은 TSMC가 일본에서 3나노 제품을 생산할 3번째 공장 건설까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구마모토가 있는 규슈 지역은 '실리콘 아일랜드'라고 불릴 만큼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이 몰려 있다. 지난 9월에는 미쓰비시케미컬이 규슈에 미세 반도체 회로 제작에 필수적인 '포토 레지스트' 신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TSMC는 이들 현지 기업과 구마모토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개발을 위한 공조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5%로 미국에 이어 2위다. 일본 기업들의 소부장 관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패키징 등에서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토 레지스트의 경우 일본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조성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는 일본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TSMC에 대항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관련 기술 개발에 있어서 일본의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인텔도 일본에 R&D 거점 센터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글로벌 경쟁사들 사이에 '일본 소부장 협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일본 투자 확대를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반도체의 성능 향상을 위해 패키징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그런 만큼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현지 투자 및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일본 투자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TSMC가 생산 거점 중심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삼성은 R&D를 통해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삼성이 소부장 등 일본의 기업들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만큼 삼성의 이번 요코하마 R&D 투자에는 이재용 회장 등 삼성 경영진들의 결단도 작용했을 것으로도 판단된다"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