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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부활, 그 불공정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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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부활한 비틀스가 BTS 정국을 제쳤다. AI기술을 활용한 비틀스의 신곡 '나우 앤 덴'(Now and Then)' 이야기다. '나우 앤 덴'은 존 레논이 1977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미완성 데모곡이다. 1980년 존 레논이 사망한 이후 1990년대에 발표를 시도했지만 워낙 녹음 품질이 좋지 않은데다 당시엔 목소리와 주변음을 분리하는 기술이 없어 실현되지 못했다.

포기했던 복원은 2021년 피터 잭슨 감독이 비틀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디믹스'라는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가능 해졌다. 레논의 목소리를 깔끔하게 분리해 낸 후 멤버들의 연주와 코러스를 더해 비틀스의 신곡으로 완성된 '나우 앤 덴'은 유튜브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2500만 회를 돌파했고 BTS 정국, 테일러 스위프트 등을 제치고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정상에 올랐다. 54년 만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 기술을 활용한 '아티스트 부활' 사례가 늘고 있다. 1996년에 피살된 래퍼 투팍이 2012년 코첼라 페스티벌에 홀로그램으로 등장한 것을 시초로 2009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이 2014년 빌보드 시상식에, 2012년 사망한 휘트니 휴스턴이 2018년 홀로그램으로 돌아왔다. 1977년 사망한 세기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는 2018년 로즈 극장에서 오케스트라와 라이브 협연도 했다.

국내에서도 고(故) 김광석, 터틀맨, 유재하 등이 AI와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무대 위에 섰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와의 만남은 팬에게는 신기하고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사례가 늘어가면서 추모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과도한 상업행위라는 비판과 아울러 신인 아티스트의 기회를 막는 불공정한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된 제1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개최된다. [사진=김강석 추모사업회] 2022.12.29 digibobos@newspim.com

영국의 음악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는 2019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부활'기술을 활용해 고인을 무대에 세우는 것을 '유령 노예(ghost slavery)'라 지칭했다. 그는 과연 고인이 된 스타 아티스트들이 이런 무대에 동의했을 지, 유산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려는 책략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부활'은 본의와 관계없이 무대에 서게 되는 작고한 아티스트 못지 않게 그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의 후배 아티스트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아무리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해도 인간에겐 사실상 '일일 시청 총량'이 존재한다. 가창력에 대한 검증은 물론 두터운 팬 층이 확보된 상위 아티스트의 재등장은 신인에겐 사실상 기회의 상실과 다르지 않다. 이 같은 '디지털 부활'이라는 불공정한 경쟁은 AI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하면서 음악계를 넘어 예술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디지털 부활'은 자연스럽게 '사후 디지털 고용'과 연결된다. 김명주 교수는 저서 'AI는 양심 없다'에서 사후 디지털 고용이란 이미 세상을 떠난 고인이 디지털 공간에 남겨 놓은 흔적을 이용해 디지털 인물로 부활시킨 후 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복구한 것으로 정의한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50년 전 비틀즈 멤버 전원이 런던 북부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촬영해 '애비로드' 앨범 커버로 써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진을 찍은 장소에서 8일(현지시간) 수백명의 비틀즈 팬들이 모였고 일부 팬들은 사진 촬영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비틀즈 멤버들의 모습을 재현했다. 비틀즈는 '애비로드'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2019.08.08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탄소년단 정국 [사진=빅히트뮤직] 2023.11.06 alice09@newspim.com

만인의 연인으로 불렸던 오드리 헵번은 사망 20년이 지난 2013년, 초콜릿 광고 영상에 출연했고 2016년 세상을 떠난 캐리 피셔는 사망 후 발표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레아 공주역을 꾸준히 맡아 왔다. 사후 디지털 고용의 대표적 사례다.

최근엔 AI기술이 '회춘'을 시도하며 디지털 부활의 영역을 확장 중이다. 올해 80에 접어든 배우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5'에서 30대로 등장했고 시리즈물 '카지노'의 최민식은 AI를 활용해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30대 청년으로 거듭났다.

말 그대로 시간을 초월한 극한의 경쟁이 열린 셈이다. 자칫 돈이 된다면 기술로 죽음조차 흔들 태세다.

디지털 부활과 고용은 두 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초상사용권 (퍼블리시티권)과 경제적 수익의 배분이다. 초상사용권(퍼블리시티권)은 이름과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재산권이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은 사후에도 광고 등에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후 고용은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오염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등으로 알려진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2014년 세상을 뜨기 전, 사후 25년간 자신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유서를 작성했다. 살아 생전 자신이 쌓아 온 이미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초상사용권(퍼블리시티권)을 명확하게 제한한 현명한 대비였다.

사후 디지털 고용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 배분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개인 경제활동에 대한 수익과 관련된 법률은 대개 당사자 생존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AI로 부활한 터틀맨의 신곡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음에도 제작사 Mnet은 상업용으로 음원을 발매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였다. 아직은 디지털 부활과 고용이 본격화되지 않아 과제로 남아있지만 머지않아 반드시 공론화를 거치고 규정이 만들어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폴 메카트니가 '거기 할아범 친구!'라는 제목의 아동 서적을 출간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비틀스의 신곡 '나우 앤 덴'. 전 세계 비틀스 팬들과 남아있는 비틀스 멤버에겐 확실히 감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 'AI 기술이 만들어낸 비틀스의 화려한 부활'이 다소 씁쓸한 건 왜일까?

비틀스는 1970년 해체됐고 존 레논은 1980년 뉴욕 집 앞에서 열성 팬의 총에 맞아 숨졌다. 멤버 중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은 2001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해체되어 두 명의 멤버만 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비틀스가 1977년의 존 레논 목소리에 1995년 녹음된 해리슨의 기타 연주를 얹고 새로 녹음된 매카트니의 연주와 링고 스타의 드럼과 코러스를 담아 믹싱했다. 시공을 초월한 멋진 프로젝트임엔 틀림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비틀스의 마지막 곡이었으면 한다.

"폴, 이건 너무 나간 거야. 비틀즈는 이미 해체됐다구. 비틀즈는 40년 전 4명의 청년에게 일어난 독특한 상황이었어. 반복하거나 복제할 수는 없어. 그들은 결코 다시 나타날 수 없다고."

버추얼 챗봇 플랫폼인 캐릭터 닷AI의 존 레논 챗봇의 멘트가 회자되고 있다. 열광하는 팬 못지 않게 AI로 부활한 비틀스를 씁쓸해하는 팬 역시 많다는 뜻 아닐까?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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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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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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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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