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부여 왕릉원 3·4호 지하 4.5m에 관 위치…왕릉 중 최고 깊이 '지하식 구조'

기사입력 : 2023년10월23일 12:08

최종수정 : 2023년10월23일 12:08

왕과 왕족이 묻힌 중앙고분 3·4호 고분
장식금구·연화문수막새로 조영 시기 가늠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왕릉원의 중앙고분 3·4호의 깊이가 4.5m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현존하는 왕릉 중 최고 깊이의 지하식 구조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원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25일 오후 2시 부여 왕릉원에서 3·4호분의 구조와 축조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3일 "2020년 중앙고분군 일대에 대한 시굴조사를 먼저 진행해 3·4호분의 매장시설과 봉분의 위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봉분 조사를 실시해 경관복원을 위한 입지 특성과 고분의 구조, 축조과정을 확인했고 조영 시점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 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왕릉원 전경 [사진=문화재청] 2023.10.23 89hklee@newspim.com

부여 왕릉원은 백제의 사비 도읍기인 538~660년까지 123년 간 재위한 왕과 왕족들의 무덤이다. 2015년 7월4일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이후 2021년 9월17일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서 현재 명칭으로 변경됐다.

부여 왕릉원 3·4호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각각 한 차례씩 조사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당시 도굴갱을 타고 돌방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놓인 유물을 수습하고 돌방 내외부 사진과 실측도면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고분 조사에서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봉분과 돌방의 관계, 봉분 흙의 종류, 조사 당시 주변 지형 등에 대한 면밀한 기록도 없었으며, 1971년 부여 왕릉원 일대에 대대적인 정비 공사까지 진행된 탓에 본래 경관도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왕릉원 4호분 돌방과 봉분의 층위 [사진=문화재청] 2023.10.23 89hklee@newspim.com

일제강점기 지형도와 발굴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중앙고분군에는 서쪽과 동쪽에 두 개의 능선이 있었다. 3·4호분은 서쪽 능선에 위치하며, 동쪽의 얕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나머지 고분들이 위치하는 형세다.

고분의 구조와 축조과정은 다음과 같다. 고분을 조성할 위치에 돌방의 출입구를 기준점으로 직경 20m 내외의 봉분을 구획한다.

경계지점에 고분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높이 40cm, 너비 25cm 내외의 다음은 돌(호석)을 세우고 그 내부에 봉분을 쌓았다. 이때 호석을 따라 그 바깥으로 1.4m 가량 사이를 두고 깬돌을 열지어 놓았다.

돌방(석재를 쌓아 만든 무덤의 매장시설)은 당시 생활면에서 4.5m 가량을 굴착해 평면 '凸'자 형의 구덩이를 조성했는데 능선 정상부 쪽이 돌방의 뒷벽이고, 경사면 아래쪽이 출입구여서 출입구 쪽으로 갈수록 얕아지는 구조다. 돌방의 높이는 1.3m, 길이는 2.5m, 너비는 1.5m 내외다. 관 매장을 위한 돌방으로 가는 널길의 길이는 10m정도다.

돌방은 잘 다듬은 판석을 이용해서 만들었으며 봉분은 돌방 천장을 기준으로 3.5m 가량이 남아 있었다. 시신을 안치하고 출입구에는 판석을 막아두고 널길(무덤 입구서 시신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은 흙으로 채운 뒤 고분 외곽의 호석을 연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왕릉원 3호분 호석 열 [사진=문화재청] 2023.10.23 89hklee@newspim.com

국립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가장 특징은 "완전한 지하에다 돌방을 만든 형태"라며 "당시 생활면 아래 4.5m 구덩이를 팠고, 봉분까지 왕릉의 전체 높이는 12m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백제식 무덤은 신라 왕릉(지상식)과 달리 땅 깊은 곳을 파서 시신을 안치하고 돌로 메우고 그 위로 봉분을 쌓는 지하식 구조"라며 "이번 3·4호분는 국내에서 가장 깊은 지하식 구조의 왕릉"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앙 고분과 인접한 동고분과 서고분은 동일한 지하식 구조지만 깊이는 2.5m에 그친다. 연구원 관계자는 "3·4호 고분의 깊이는 동서고분보다 2배정도 깊기 때문에 당시의 공력과 기술이 월등했음을 알 수 있고, 3·4호분이 백제 왕능임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해석했다.

3호분과 4호분은 기본 축조과정은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 3호분은 돌방 중심을 기준으로 봉분을 동쪽과 서쪽을 번갈아 가며 쌓았지만 4호분은 수평으로 쌓았다. 또한 3호분에서는 돌방의 출입구에 대형 석재를 덧대고 바닥에 널찍한 석재 2매를 겹쳐 만든 단과 널길의 배수로(너비 60cm, 최대 깊이 100cm) 등이 확인됐지만 4호분에서는 추가 시설이 따로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왕릉원 4호분 도굴갱 출토 목관 장식금구(너비 7.2㎝) [사진=문화재청] 2023.10.23 89hklee@newspim.com

고분을 지은 시점을 알 수 있는 유물도 확보됐다. 4호분에서는 동에 금을 입혀 만든 불꽃형태의 목관 장식금구가 확인됐는데 익산 쌍릉 출토품과 동일한다. 연구원 측은 무왕 시기인 7세기 전반으로 추정했다.

3호분에서는 호석열(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의 석재 사이에서 암키와편, 널길 채움토에서 연화문수막새 조각이 확인됐다. 이 기와들은 모두 인접한 능산리사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고분 조영 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원 측은 "3호분의 축조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유물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4호분보다 축조시기가 조금 이를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개 설명회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성과가 1500여년 전 부여 왕릉원의 운영될 당시 경관 복원을 위한 중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생한 발굴조사 현장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적극행정으로 국민의 문화 유산 향유 기회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힘 대선후보 김문수 56.53% 득표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당직자들과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photo@newspim.com   2025-05-03 17:28
사진
李 파기환송심 서울고법 재판장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하루 만에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와 첫 공판기일이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2일 오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에 배당했다. 또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소환장 및 기일통지 발송에 이어, 집행관 송달을 촉탁했다. 집행관 송달은 우편송달이 되지 않을 때 진행하는 특별송달이다.  서울고법의 선거사건 전담 재판부는 형사2부, 6부, 7부 3곳인데 이 후보의 기존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6부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됐고 6부의 대리 재판부인 형사7부에 배당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이재권 재판장, '민주당 돈봉투' 등 사건 맡아 해당 재판부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밖에 폐수 불법 배출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전 부부장 검사) 사건도 맡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이재권(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와 박주영(33기)·송미경(35기) 고법판사로 구성됐다. 재판장은 이 부장판사가, 주심은 송 고법판사가 맡는다. 이 부장판사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행정법원 판사, 제주지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2005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2006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판사, 2021~2024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0년~2012년에는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로도 근무했다. 박 고법판사는 서울과학고등학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서부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올해 2월 서울고법에 부임했다. 송 고법판사는 부산서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200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 부산지법 판사, 인천지법 판사 등을 거쳐 2022년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인 2019년~2022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첫 파기환송심 15일...李 불복 뒤 재상고 가능성 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이날 사건이 배당된 지 약 한 시간 만에 재판부가 기일을 지정하면서 이 후보 사건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후보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것으로 보여 오는 6월 3일 대선 전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법 전합은 전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압박 내지는 협박이 있었다고 한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에 해당해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발언과 함께 골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출장은 같이 갔지만 함께 간 해외줄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그런데 피고인은 김씨 등과 함께 간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이므로 이 발언은교유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했다'는 취지의 발언과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추상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은 기속력이 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이를 뒤집을 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시되지 않는 이상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추가 양형 심리를 거쳐 유죄를 선고하게 된다. 이 후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은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shl22@newspim.com 2025-05-02 18:5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