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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통화전쟁]⑥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기사입력 : 2023년09월30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10월03일 11:36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기축통화로 역할해 온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안화가 급부상했고,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의 대체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의 기고 연재를 통해 통화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유럽연합(European Union)은 유럽의 정치 경제통합을 실현하기 위하여 1993년 11월 1일 발효된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Treaty) 조약에 따라 유럽 12개국이 참가하여 출범한 연합 기구이다. 2023년 6월 기준, 가입국은 27개국이다. 27개국을 모두 합치면 인구는 약 5억, 경제 규모는 미국과 맞먹는 거대한 집단이다.

유로(Euro, €)는 유럽연합의 화폐이다. 이전 유럽 각국에서 사용하던 화폐를 대체하였다. 유럽연합의 헌법과 같은 마스트리히트 조약에는 유로화를 EU의 단일화폐로 규정하고 있으며, 영국과 덴마크를 제외한 EU 회원국들이 쓰고 있는 자체 화폐들은 한동안 통용을 인정하되, 최종적으로 유로화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유로가 통용되는 지역을 유로존(Euro zone)이라고 한다.

[격랑의 통화전쟁] 글싣는 순서

1. 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2.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증액
3. 반복되는 금융위기
4. 중국경제력 확대와 위안화 상승
5. '탈달러' 현상에 편승한 위안화 파고들기
6. 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7. 아베노믹스의 명암
8. 암호화폐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미래
9. 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10.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

유럽연합의 공식 화폐인 유로화는 1999년 1월부터 화폐 실물은 없이 가상화폐로 처음 등장했다. 그러다 2002년 1월 1일부터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12개국에 화폐실물이 공급되면서 일반 상거래 수단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다만 EU 회원국이라고 해서 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총 27개 회원국 중 현재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는 20개국에 달한다.

이 유로화가 통용되면서 적어도 유로 지역 내에서는 환 위험이 없어짐과 함께 각종 거래 비용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가 생기게 되었다. 반면, 개별국가의 입장에서는 자국 고유의 통화정책 포기라는 부담스러운 기회비용도 초래되었다. 즉 개별국가들은 자국 중앙은행이 있지만, 자국의 경제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을 임의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반드시 유럽중앙은행(ECB, European Central Bank)의 통화정책 방향을 따라야 하는 제약을 지니게 되었다.

유로화는 20여 년 전 달러를 위협할 경쟁 기축통화를 꿈꾸며 본격 발행이 됐지만, 아직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해 사실상 2인자로 자리하고 있다. 유로화는 특별인출권(SDR)에서도 미국 달러 다음으로 2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곡물 시장에서는 달러 위주로 결제가 이뤄지고, 석유 시장에서는 달러와 파운드로 결제가 진행되는 게 아직 유로의 영향력을 제약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래도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달러에 버금가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로화의 입지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의 정치 경제적 불안과 여전히 강력한 달러의 위상 등으로 입지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위안의 부상도 유로에 위협이 됐다. 중국은 개도국과의 국제무역에서 위안 결제를 확대하고, 달러로 이뤄지는 원유 결제시장에서도 위안 거래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사실 여러 면에서 EU의 공식 화폐 유로의 위상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Euro는 1999년 1월, 1유로당 1.18 달러($1.18/€)로 달러를 능가하는 강세통화로 출범하였다. 이후 등락을 보이다가 2002년 7월 15일 미국 달러화와 동등한 비율에 도달한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미국 달러화를 능가하는 가치를 보여 왔다.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08년 4월 23일에는 유로화 가치가 치솟아,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1유로=1.5940달러, 즉 $1.5940/€(€0.6273/$)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경제는 호조를 보인 반면, 유럽경제는 정체국면에 빠져 유로화는 약세로 전환하였다. 특히, 미국 금리가 급속한 상승기에 있던 2022년 9월에는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이 최저치인 1유로=0.9535달러, 즉 $0.9535/€(€1.0488/$)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로화 가치가 달러를 밑돈다는 뜻이었다.

다만 이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반면, 유로화는 상승하면서 2023년 8월 말의 유로화 대비 달러환율은 1유로=1.08달러, 즉 $1.08/€(€0.9261/$)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제 결제통화 시장에서의 유로 비중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2023년 4월 기준, 유로의 국제 결제통화 비중은 31.7%를 기록했다. 1위인 달러 다음으로 높지만, 그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제 결제통화 시장에서 유로 비중은 2013년 37.5%, 2018년 34.3%에서 2023년 31%대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 비중은 35.6%→39.2%→42.7%로 상승세다. 이로 인한 달러와 유로의 결제 비중 차이도 10년 전 마이너스(△) 1.9%포인트에서 플러스(+) 11%포인트로 확대됐다.

글로벌 외환보유액 비중으로 봐도 유로는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 중 통화별 구성 비중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유로는 20.5%로 달러 58.4%의 3분의 1에 그친다. 외환거래 시장에서도 유로의 비중은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2010년 전후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축통화로서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유럽의 부채위기, 독일· 프랑스의 리더십(leadership) 약화, Brexit, 남유럽과 북서유럽 간 빈부 격차 확대 등이 걸림돌이다. 특히, 엄격한 재정준칙으로 인해 정부 부채비율이 높은 남유럽의 국가들이 독자적인 재정 정책을 펴기 어려워 회원국 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 되고 있다. 또 통화정책의 탄력적 운용도 역내 경제적 불균형이 큰 상황에서 소폭의 금리 인상도 부채가 많은 남유럽 국가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어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2022년 초에 발발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켜 놓았다. 에너지 가격상승으로 인해 물가 불안을 촉발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에의 가스의존도가 높던 독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를 웃돌기도 했다. 이에 금리상승이 불가피해졌다. ECB는 8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선 이후 1년 동안 기존의 제로금리에서 4%로 금리를 대폭 인상하였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지지부진하던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하지만 유로화는 부국이 많은 서유럽 국가들이 유기적으로 끈끈히 뭉쳐 사용하는 화폐이기에, 특정한 한 나라가 휘청거린다고 해서 유로존 전체가 덩달아 흔들릴 우려는 낮다. 그리고 달러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국제 금융시장에서 최소한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안정성도 높은 만큼, 준 기축통화로서의 위상과 가치는 여전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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