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가을을 맞이해 풀린 날씨로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전의식 부족과 안전모 착용 미비 등으로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 피해가 우려된다.
1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송파구 도로변 자전거 거치소는 자전거로 출근한 시민들이 주차해놓은 자전거로 빼곡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김모(40)씨는 "지하철 역까지 자전거를 탄다"며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잠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박모(18)양 역시 "평소 생활할 때 자전거를 타고 주로 이동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 중에 자전거 사용에 필요한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취재진이 5분간 도로 한 곳에서 서서 지나가는 자전거 운전자 중 안전모를 쓴 사람의 수를 세어보려 했지만 정식 안전모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송파구 한 지하철역 근처에 자전거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모습 2023.09.01 dosong@newspim.com |
도로교통법 제50조에 따르면 '자전거 운전자는 자전거도로 및 도로법에 따른 도로를 운전할 때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인명보호 창구를 착용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해당 법령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사항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로 안전모를 착용하거나 구입하는 이들은 전체 자전거 이용자 중 극히 일부다. 인근 시내에서 자전거 관련 용품 판매점 직원 박모(23)씨는 "요즘에야 과태료 단속을 한다고 하니까 그나마 좀 사는 분위기"라며 "실제로 자전거는 전동기와 달리 안전장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 판매율이 저조하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8년 7월 서울시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 따릉이를 이용할 시 안전모를 무료 대여하는 제도를 시행한 적이 있지만 한 달만에 안전모 사용률은 3%, 분실률은 23.8%를 기록하며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일 서울 잠실 한강 공원에서 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2023.09.01 dosong@newspim.com |
시민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사고의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해서다. 7살 아이를 태우고 학원으로 가던 박모(41)씨는 "사이클 동호회 회원이기도 한데, 사이클을 탈 때는 안전모를 착용하지만 집 주변은 도로가 잘 되어 있어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자전거 동호인들은 안전 문제 미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 한강공원을 찾은 박순정(69)씨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라며 "교통 에티켓을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자전거 운전자 민채경(56)씨 역시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다치는게 머리"라며 "실생활에서도 안전모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2017~2021년)의 자전거 교통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 사고 건수 중 안전모 미착용 사례는 50%에 달했다. 또한 치사율(교통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은 1.65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61)보다 높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요즘 근처에서 자전거 관련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 이용자 수가 늘면서 관련 교통 문제도 느는 추세"라며 안전을 당부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