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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쿠팡 총수 논란 해소가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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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이어지는 쿠팡 총수 지정 논란
통상마찰 우려에 뾰족한 해법 안보여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전면 손질 필요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외국인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총수(공정거래법상 동일인)로 지정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당장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국적의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쿠팡 총수 지정이 요원해졌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김명은 경제부 기자

쿠팡의 총수 지정 논란은 올해로 3년째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2023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는데, 이때 이우현 OCI 부회장이 김범석 의장처럼 미국 국적인데도 2018년부터 OCI의 총수로 지정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의 국적이 문제였다기보다 쿠팡이라는 기업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쿠팡은 국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며 수익을 내고 있지만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지난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김범석 의장은 쿠팡Inc를 통해 국내 쿠팡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앞서 OCI와 쿠팡의 총수 지정 결과가 다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국내에 김범석 의장의 개인회사나 친족회사가 없다는 점과 쿠팡의 반발 및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가능성, 쿠팡Inc가 미국법인이라는 점이다.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가 미국에 상장된 미국법인이라는 점이 김 의장의 총수 지정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다.

공정위는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다른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해 8월 외국인도 대기업집단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통상마찰을 우려로 난색을 표하자 발표 시기를 늦췄다.

김범석 의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미국인이 한국에 투자할 때 제3국 투자자에 비해 불리한 취급을 해선 안 된다는 최혜국 대우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최근까지도 통상마찰의 여지를 최소화하면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맞물려 통상마찰의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부 내에서 강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제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규제라는 점도 쿠팡 총수 논란 해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2021년 쿠팡 총수 논란이 처음으로 불거졌을 때 이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자체를 폐지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8월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재평가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순환출자, 사익편취와 같은 부당한 방법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현재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총수 판단 기준·변경 절차 등에 대한 지침도 마련 중이다. 쿠팡 총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차제에 대기업집단 시책 전반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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