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중국·영국 이어 EU마저도... 대한항공-아시아나, 슬롯 대규모 반납 위기

기사입력 : 2023년05월19일 06:30

최종수정 : 2023년05월19일 06:30

중국 슬롯 46개 반납해야…양사 슬롯의 30%
영국·중국이어 EU도 반납 수순…"시정조치 논의"
항공산업 위축 불가피 방치한 국토부, 신생면허 발급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이 경쟁제한 우려를 공식 제기하며 영국, 중국에 이어 대규모 슬롯 반납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슬롯은 특정 시간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로 중국, 영국, EU 모두 항공당국이 양국 간 항공협정을 통해 운수권을 확보한 후 항공사들에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하는 구조다. 슬롯을 뺏긴다는 것은 단순히 항공산업 규모가 위축되는 것을 넘어 항공정책 차원에서도 큰 손해인 셈이다. 대한항공은 EU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시정조치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항공산업 축소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 중국서 46개 슬롯 반납…양사 슬롯의 30% 수준

1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양사 합병 관련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중간심사보고서(SO·Statement of Objections)를 대한항공에 발송했다.

EU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유럽을 잇는 주요 여객 노선과 화물 전체 노선에서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객은 한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 노선이 지목됐다. 이에 따라 최소 독과점 기준인 노선별 점유율 50%를 초과하는 슬롯 반납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조치는 앞서 중국과 영국에서 먼저 나온 바 있다. 중국은 왕복 기준 서울~선전·베이징·상하이 노선에서 매주 7개, 부산~베이징 4개, 서울~창사4개, 서울~텐진 3개 슬롯 반납을 요구했다. 서울~장가계·시안 및 부산~칭다오는 2019년 기준 시장 점유율 50%를 초과하지 않는 1개사가 보유한 슬롯 수를 반납해야 한다.

중국의 시정조치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에서 총 46개 슬롯을 반납하게 돼 있다. 코로나 이전 기준 양사가 보유한 중국 노선 슬롯의 30% 안팎을 내줘야 하는 셈이다. 중국은 장거리 노선 대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 유입을 유도할 수 있어 우리나라 국적사가 슬롯을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은 슬롯 반납 규모가 더 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갖고 있던 슬롯 10개, 7개 중 7개를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넘기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던 슬롯의 40%에 달한다. 사실상 아시아나 보유 슬롯을 모두 뺏긴 셈이다. 

EU 역시 대규모 슬롯 반납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노선의 양사 점유율은 각각 60%, 68%, 75%, 100%에 달한다. 로마는 주 3회, 파리·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는 주 3회 슬롯을 내줘야 한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역시 국적사 중 두 항공사만 취항하는 지역이어서 반납 규모가 적지 않다.

◆ 항공산업 위축 불가피한데 신생항공사 면허 내준 국토부, 출혈경쟁 불가피

양사 합병으로 인해 항공 비자유화 지역의 운수권과 슬롯을 해외에 넘겨줄 위기지만 항공당국은 범 정부 결정이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인 상태에서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권리 행사 또는 국가적 정책으로서 합병을 결정했기 때문에 국토부는 실무적인 뒷받침을 하는 게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2020년 합병 발표 당시 국토부는 코로나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대형항공사(FSC) 양사 체제 유지 의견을 바꾼 바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합병이 결정돼 국토부도 기존 입장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항공당국이 대규모 운수권 ·슬롯 반납을 예측했다면 범 정부 결정 과정에서 이런 우려를 제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항공산업을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국토부 입장에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결정을 지켜보기만 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양사 합병이 발표되고 코로나 이후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신생 LCC에 대해 추가 면허를 발급하는 등 신규 항공사를 허가한 국토부가 산업 위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사 합병으로 인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당국이 FSC 합병의 파장을 제대로 평가했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와중에 항공사 숫자는 더욱 늘어나면서 출혈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합병 관련 2단계 심층조사를 지난 2월부터 진행 중인 EU는 8월 3일 합병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심사를 진행 중인 일본, 미국 등은 EU의 심사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쟁당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