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한도·권역·쪼개기에 관리 부실
부동산 PF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10~30곳 모여 '쪼개기 대출' 강행
편법대출 담보 훼손도 무시..'연장'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60주년을 맞이한 새마을금고가 초비상이다. 검찰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및 불법 대출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최근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 등 부동산 PF 담당자가 수 십억의 대출 수수료를 불법으로 편취하는 등의 사건을 계기로 중앙회 및 단위금고 8곳의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부동산 PF 대출 원장 등 관련자료를 확보하며 부실 대출과의 연관성 등과 함께 새마을금고 내 부동산 관련 대출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대출 사업으로는 군자새마을금고 등이 5000억원을 참여한 '새만금개발사업과 부산D개발사업, 그리고 대구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 D건설 관련 부동산 PF 대출, 그 외에도 쪼개기 대출·권역 밖 공동대출 등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출들이 수사 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의원실에 제출한 새마을금고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사업장·PF 등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 포함)규모는 총 56조3000억원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19년 27조2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엔 4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현재 60조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 증가에 따라 금융당국의 괸리 감독이 강화되야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자유로워 끊임 없이 대출에 대한 불법 수수료·대출 쪼개기.동일인 대출 한도 위반·권역 외 대출·편법 대출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 등 새마을금고 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들여다 봤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71번지 일대. [사진=네이버지도] |
◆ 새마을금고 '쪼개기' 부동산 관련 대출 결국 부실화
시행사는 사업 초기 2020년에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71번지 일대에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개발하며 주민들로부터 토지매매 계약 및 부동산 담보신탁 동의서를 받아 수 백억 원대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은 지연되고 대출금 상환을 못하면서 토지가 공매처분 위기에 놓였다.
담보신탁계약서에는 우선수익권자로 8개 금고(△새중앙 △전주 송천 △병영 △중원 △열린 △중 울산 △남 울산 △울산 중앙)로 나뉘어 있다.
역시 '대출 쪼개기'로 동일인 여신 한도를 피한 편법대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주단인 새마을금고는 인근 금고가 아닌 성남시 등 심지어 울산지역에 있는 단위금고 등 전국의 8곳이 약 360억 원의 토지대금 공동대출에 참여했다. 지역이 다른 만큼 대주단들은 대부분 대출 관리가 부실할 수 밖에 없다.
사업부지는 대출 후 3년이 넘는 기간인 현재까지 사업부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가 하면 건축 인허가조차 제대로 접수하지 못한 상태다. 속 끓는 건 시행사를 믿고 계약을 해줬다 난데없는 토지 공매처분 통보를 받은 토지주들인 주민들이다. 또 이 피해는 고스란히 전국 8개 금고의 예금주에게 돌아간다.
주민들은 어떻게든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시청에 인허가와 관련된 진행을 확인해본 결과 신갈동 개발사업은 건축 사전 심의만 통과했을 뿐 공식적인 인허가 신청은 접수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주민들은 신탁사까지 끼고 토지대 명목으로 한 대출이 어떻게 토지주가 아닌 시행사에 지급될 수 있느냐며 그 책임을 새마을금고에 묻고 있다.
새마을금고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정부의 시중은행에 대한 투자 규제가 강화되자 그 틈을 타 활발해진 브릿지대출로 그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동일인 대출 한도'와 '권역 외 대출' 등이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기 위한 장치인데 이를 위반한 새마을금고의 이런 부동산 관련 '쪼개기' 대출로 그 위험성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새마을금고의 책임이 크다. 대출 전 사업이 가능한지조차 판단할 수 없는 대주단이 구성되고 대출자금 집행도 관리 감독이 불가하다. 관리감독에서부터 자유로운 새마을금고는 중앙회 외에 단위금고는 몇몇의 금고들이 모여 '동일인 대출 한도'를 위반하고 '쪼개기' 대출을 한다.
수 백억대 대출을 해주고도 토지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도왔다는 책임 공방에 휘말리고 있다. 더구나 사업의 불투명으로 해당 대출이 공·경매 처분이 될 경우 최소 8개의 새마을금고의 예금주들에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가고 그 규모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허술하기만 한 '쪼개기 대출'을 강행한 새마을금고는 그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쪼개기 대출'은 최근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주단 구성 방식이다.
◆ 위치만 좋으면 '알밖기' 대출도 OK?...물론 '쪼개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서 새마을금고 10곳이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무시한 채 '쪼개기 대출'을 강행했다.
이곳도 인허가는 반려됐고 반려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용인시청을 상대로 수 년에 걸쳐 해보지만 결국 모두 패소하고 개발이 불가한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 준 새마을금고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겨질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10곳의 지방의 단위금고가 이른바 '쪼개기 대출'로 공동대출에 참여했지만 어느 한 곳도 해당 부지가 사업을 할 수 없는 부지라는 걸 알지 못했고 토지 매입 명목으로 대출만 무려 450억원을 내보냈다. 대주단은 10곳으로 구성됐지만 사업부지 인근에는 대주 10곳 중 단 한 곳도 없었고 대출 전 사업부지 검토도 매우 허술했다.
사업부지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어떻게 그것(사업자가 있다는것)도 모르고 대출을 해줄 수 있나. 부지 인근이 아니더라도 구청이나 시청에 전화 한 통화만 했더라도 다 알 수 있는 정도로 유명했던 사업지였다"라며 "그 옆의 사업지도 불과 2~3년 전에 입주했는데 어떻게 대출을 하는 금융사가 그걸 모르고 수 백억원을 대출해 주나"라고 말했다.
문제의 대출 담보 토지는 등기부등본상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부지로 대지 면적은 2만8880㎡ 부지. 담보신탁계약서에는 10개 금고(△원광 △전주 송천 △낙원 △열린 △팔달(수원) △고양동부 △신당1.2.3동 △새중앙 △서전주 △신도 새마을금고)가 우선수익자로 되어 있다. 각 대출규모는 최저 33억원에서 최대 50억원까지다.
새마을금고법 규정에서 금지하는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을 위반함은 물론 주관 금고부터 50km 이내로 규정하는 권역 내 대출 규정도 무시했다. 사업부지는 용인이고 대부단 주관 금고는 전북 익산이다. 그 외 대부분의 대주단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때까지 사업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중 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대출 전 사업 가능 여부는 물론 인허가 및 제한물건 등 문제점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건 매우 기초적인 필수 사항이다. 특히 아무리 좋은 담보대출이라도 최소한 인허가 관청인 시청에 사업 가능 여부는 확인했어야 했다.
이들 단위 금고들의 '쪼개기' 공동대출 문제는 새마을금고 중앙회 책임도 적지 않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한 관계자는 "우리 중앙회가 전국의 단위 금고들이 모여 대출을 하는 것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서 "단위 금고들은 모두 각각의 '독립체'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중앙회의 유일한 권한인 검사권을 발동 할 수 없기 때문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가 아무리 독립체산제에 금융감독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업이 불가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대출을 해 준 것이라면 사태는 심각하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으로 부동산 PF 대출을 담보대출로 토지매입비 용도로 취급했다. 따라서 새마을금고는 '알밖기' 불법 대출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또 해당 대출은 담보대출이지만 내용은 PF 대출과 같다. 그 근거 신탁계약서 특약에는 지상건축물 사업계획승인 신청 및 착공을 명시하고 있고 특약 제5조는 '지상건축물에 대한 특약' ①항에 위탁자는 신탁토지상 건축허가(사업계획승인 신청) 및 착공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자 할 때를 우선수익자의 서면 동의를 구하는 등의 내용을 특정하고 있다.
PF든 담보대출이든 대주단으로서 가장 우선 확인해야 하는 것은 원리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다. 지주택은 개발사업을 통해 분양 수익으로 대출 상환을 주장했을 것이고 새마을금고는 대출에 앞서 담보로 설정될 부지에 사업 가능성과 사업수지분석을 확인해야 하는 PF 성격의 대출이다.
지주택은 주택개발사업이 불가능한 사정을 알면서도 인허가와 대출을 대행사를 통해 용인시에 개발계획을 신청했으나 회송(거부)처분이 됐다. 이후 회송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심판, 소송)은 모두 기각되고 지주택의 개발사업이 원천적으로 불능이었음을 확인했다.(대법원 2022두49489)
더 혼란스러운 것은 이후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입장이다. 해당 대출이 충분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허가 관련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 판결만 남기고 만기일이 돌아온 457억원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불허 결정을 내렸다가 3달 뒤 다시 이자를 잘 내고 있다는 이유로 대출을 연장했다.
이미 만기가 도래한 지난해 10월에 해당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을 불허했다. 그리고 석 달이 지난 뒤 다시 대출을 연장을 강행했다.
문제가 인허가 불허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담보 훼손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없이 이자를 내고있으니 대출 연장을 해준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담보의 심각한 훼손에 대한 조치 없이 대출 재연장을 강행한 것은 새마을금고의 심각한 업무상 배임이 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 로고.[사진=새마을금고] |
◆ 1000억 대출에 '쪼개기' 30곳...관리는 '나몰라라'
부산 기장군의 관광단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지역개발업 시행사에 100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해주며 전국 새마을금고 30곳을 동원해 이른바 '쪼개기 대출'을 해줬다. 이 시행사는 최근 몇개월간 이자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등기부등본상 해당 토지는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에 위치하고 대지 면적은 6만7912.6㎡다.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에는 △서울축산 △장림동 △사하중앙 △신괴정 등 30 곳의 새마을금고가 참여했고 금고별 대출액은 최저 8억4000만원에서 최대 57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감정가격의 60~80%로 대출을 실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외부 감정 업체가 진행한 해당 토지 감정가는 1300억원으로, 부산도시공사가 2018~2019년 사업자 공모공고를 위해 외부 업체 2곳의 당시 감정평가 평균가는 약 672억원으로 새마을금고 대출에 적용된 감정가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보도됐다.
대출 금융기관이 대출 규모에 대한 기준은 당연히 담보에 대한 평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해당 부동산의 감정평가는 짧은 기간에 감정가가 두 배로 뛰었다. 그것도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을 위한 감정평가액이 평가 결과가 그렇다. 누가봐도 새마을금고가 받은 감평평가액에 대한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실한 감정가와 인허가 등에 대한 관리 부실 등이 역시 '쪼개기 대출'인 대출 관리 감독이 분명하지 않은 문제가 지적될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대출은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 감독이 더 강화되는데 반해 새마을금고의 '쪼개기 대출'은 대주단 규모만 커질 뿐, 각 금고의 부담 금액이 같기 때문에 관리 주체만 더 모호해져 서로 관리를 떠넘겨져 그 리스크는 고스란히 관리 부실로 이어진다.
이 대출은 정식으로 받은 프로젝트 파이넨싱(PF)이 아닌 본 대출에 앞서 일부 기간을 이어가는 브릿지론이다.
일반적으로 인허가가 완료되고 건물이 지어지면서 본 PF로 전환해 대출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 통상적 절차다. 브릿지론은 그 전단계로 사업의 안전성 면에서 리스크가 높은 대출로 대부분 참여한 금융사 중 한 곳은 리스크에 대한 감수를 해야 하는 대출상품이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부동산 PF 대출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부동산 대출 관련 전체가 버블이 올라와 있는 상황으로 하이리스크한 상황"이라며 "(새마을금고)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설령 LTV 60% 수준의 여신이라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부동산 경기가 역대 최저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조차도 안전선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새마을금고의 대출 상황을 우려했다.
◆ '쪼개기 대출' 본 투자은행(IB)업계, 규모에 맞는 규제 적용 시급
하나증권 IB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쪼개기 대출'에 대한 리스크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사실상 쪼개기 대출은 대주단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편"이라며 "그러나 새마을금고 내 단위금고끼리의 연합의 리스크에 대한 방안도 부족하지만 실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 제한하는 규정 강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제도권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에 뒤늦게 따라가기에 앞서 규모에 맞는 금융 규제가 적용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회에서도 해당 논의가 시작됐지만 국회 문턱은 넘지 못한 상태다. 2021년 1월 국회 행안위 소속 이형석 의원이 대표발의 한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게끔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실 새마을금고법 개정과 더불어 정무위원회 소관인 신용협동조합법의 개정도 필요하지만 해당 법안 또한 2021년 1월에 발의한 이후 현재까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태로 이런 구도로는 새마을금고의 대출은 앞으로도 '쪼개기 대출'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era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