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2022 국방백서] "북핵 능력 평가, 고농축 우라늄 대량생산 파악 중요"

기사입력 : 2023년02월16일 19:32

최종수정 : 2023년02월16일 19:32

"핵물질 비축 않고 바로 핵무기화"
김태우 "1년에 핵무기 10개 제조"
권용수 "플루토늄 보단 HEU 기반"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방부는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해 왔으며, 최근까지도 핵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기술했다. 

'2020 국방백서'에서는 북한 핵시설과 관련해 "영변 핵시설"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영변 등 핵시설"로 평가가 달라졌다. 영변 외에 또 다른 핵시설이 있다는 것을 명시했다. 북한 핵시설은 영변 외에 ▲평안남도 강선 ▲평안북도 태천 ▲자강도 희천 ▲양강도 영저리 등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평남 강선 지역은 HEU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남도 순천 등지에서도 우라늄 광산과 정련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왼쪽 네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12월 31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600mm 신형 방사포 30문 증정식이 열렸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 국방백서 "플루토늄 70kg‧HEU 상당량"

특히 '2020 국방백서'에서는 "플루토늄 50여kg"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20여kg이 늘어난 "플루토늄 70여㎏"이라며 보유량을 늘려 기술했다. 다만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 보유"는 유지했다.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미사일 전력은 전술유도탄 분야에서 사거리 300km 이하의 근거리형 미사일(CRBM)과 사거리 300~1000km 고중량 탄두형 단거리(SRBM) 탄도미사일이 추가됐다, 이번에 새롭게 포함된 SRBM은 최대 사거리 800km급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분석됐다.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3000~4000k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ㅅ형과 사거리 4000~5000km 북극성-5ㅅ형도 새로 추가됐다. 북한이 주장하는 사거리 1000~3000km의 활공체형·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5000km 이상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도 새로 추가됐다.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경량화와 소형화 기술은 신뢰성과 고도화가 남아 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대부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2016년 3월 핵탄두 기폭장치 모형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제프리 루이스 미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북한이 직경 60cm, 무게 200~300kg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2020 국방백서'에서는 플루토늄 50kg, 고농축우라늄(HEU)은 '상당량' 보유했다고 명시됐었다.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2018년 국방백서'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었다. 다만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 1월 북한의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현재 핵무기 약 90발, 2030년에는 160여 발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 랜드연구소 "해마다 12~18기씩 추가 확보"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해마다 12~18기씩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151~242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넘게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으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핵물질과 핵무기 투발수단을 밤낮없이 개발해왔다.

급기야 2017년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하고 그동안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전술핵무기에 대한 소형화‧경량화‧고도화‧전력화에 집중해왔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핵무기의 기술적 고도화 개발 단계를 이미 지나 직접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력화 단계에 왔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전략적 단계별 무력시위를 해나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전술핵을 KN-23·KN-24‧KN-25 등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와 극초음속 미사일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미국이나 러시아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자신들이 보유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의 소형 핵탄두는 보유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약 500~600kg의 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이미 2016년 핵실험에서 핵 소형 장치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탄두 지름이 약 60cm 정도로 보였고, 이는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 KN-24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 내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 역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봤다.

북한은 현재 상당량의 핵무기 제조 물질과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KIDA는 북한의 현재 플루토늄 보유량은 약 68~78㎏ 정도로 이를 핵탄두 수량으로 환산할 경우 17~19발 정도 생산이 가능하고 분석했다. 2030년에는 플루토늄 107~123㎏을 생산해 플루토늄 핵탄두를 26~30발 정도 보유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의한 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분석한 결과 2044㎏을 보유해 최대 80여발의 핵탄두 생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30년까지는 고농축우라늄 3408㎏과 우라늄탄 136발 보유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2023년 2월 8일 밤 건군절 75돌 열병식에서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최소 11기 이상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핵무기 하나 만드는데 5~6kg 정도 필요"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KIDA 책임연구위원)은 16일 '2022 국방백서' 북한 핵능력 평가와 관련해 "5MWe 원자로를 1년에 얼마 가동한다는 가정을 하고 폐연료봉이 나오는 양을 가정해서 플루토늄 보유량을 추정한다"면서 "다만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생산하면 그걸 비축하지 않고 바로 핵무기로 만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을지, 핵으로 만들었을지, 무기로 만들었을지 판단할 수도 없는 것"이라면서 "특히 고농축 우라늄은 북한 밖으로 알려진 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북한 안에 있는 농축시설도 어디에 있는 줄만 알지 얼마나 생산했는지, 용량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알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은 "북한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핵무기 양이 10개 정도로 판단된다"면서 "핵무기를 만들 때 핵분열 물질을 얼마나 쓸 것이냐에 따라 개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을 6차례나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만드는데 플루토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아직 핵무기 선진국은 아니기 때문에 핵무기 하나를 제조하는데 한 5~6kg 정도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전 원장은 "지금 북한이 핵무력에 대해 어떤 동기를 갖고 있는지 잘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 사용 전략을 천명했고 전술핵 운용부대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했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한국에서는 핵무장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가급적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핵무기를 만들 요인들이 작동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해 김 전 원장은 "미국 정보기관이나 군당국에서는 80개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피해 당사국이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인 추정치보다는 정보당국에서 하는 추정치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北 대량 생산 공언, 고농축 우라늄 이용 가능성"

특히 김 전 원장은 "우리 국방부도 이젠 북한 핵 능력에 대해 과거처럼 보수적으로 보지 않고 상당히 최악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환영할만하다"면서 "이젠 북한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번 국방백서에 의거해 대응 전략도 제대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원장은 "지금 북한은 핵 사용 전략을 천명하고 핵 강국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면서 "핵물질을 비축하기보다는 만들어지는 핵분열 물질을 갖고 가급적 많은 핵무기를 만들려고 하는 동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전 국방대 교수는 "지금은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보다 고농축 우라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고농축 우라늄을 대량 생산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플루토늄은 5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소량이며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농축 우라늄을 기반으로 핵물질을 대량 생산해 핵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활동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권 전 교수는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수의 핵무기가 등장할 수 있다"면서 "고농축 우라늄은 원심 분리기를 돌려 굴뚝에 연기도 나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제조해 평상시 감시 추적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우라늄 고농축을 하는 이유는 노출이 잘 안 돼 감시의 눈을 벗어날 수 있고 우라늄 원석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라면서 "우리한테 위협은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이며 구체적으로 감시하고 추적해서 현재 어떻게 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전 교수는 "지금 북한에서 대량 생산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사거리 400km의 6연장 초대형 방사포가 일제히 발사를 하면 우리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kjw86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