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조직과 공모해 국내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사업법 위반,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환급에관한특별법, 사기 등의 혐의로 전화금융사기 일당 50명을 검거해 37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중계기 설치 의심장소 38곳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기 1821대, 불법 개통 유심 4102대를 압수했다.
경찰이 중계기 설치 의심장소에서 압수한 물품[사진=부산경찰청] 2022.07.07 ndh4000@newspim.com |
국내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운영 일당들은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들과 공모, 타인 명의 유심과 휴대전화기를 구비한 후 모텔·원룸에 고정형으로 설치하거나 차량에 이동형으로 설치해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에 있는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원들은 국내에 설치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통해 국내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금융기관, 자녀 등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73명을 속여 모두 32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유형별로는 A(50대)씨에게 자녀를 사칭해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는데 보험을 신청해야 한다"는 핑계로 피해자의 신분증 사진 및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고 원격제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원격제어 중인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금융자료 등을 무단으로 열람, 전자지갑에서 비트코인 5억7000만원 상당을 해외 전자지갑으로 반출했다.
B(60대·여)씨에게 저금리 대환대출을 핑계로 접근해 대출을 신청해 줄 것처럼 한 후 "기존 대출이 있는데 대환대출을 하는 것은 금융법위반이다","추가로 대출을 받은 후에 현금으로 상환하면 기록도 안남고 한도도 올라간다" 등의 방법으로 속여 수거책을 대면하게 하는 방법으로 2회에 걸쳐 73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사무실 운영·데이터베이스 관리·수익 분배 등을 책임지는 총책 ▲검사·금융기관·자녀를 사칭하여 전화를 거는 콜센터 상담원 ▲대포통장을 모집·관리하는 대포통장 모집책 ▲국내에서 피해금을 건네받아 무통장 송금하는 현금 수거책 ▲피해금이 입금된 대포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해외로 송금하는 송금책 ▲전화번호를 변작하는 중계기를 관리하는 중계소 관리책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다.
이들은 국내에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하며 해외 콜센터 사무실에서 발신한 070 인터넷전화를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번호로 변작, 국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송신해 콜센터 조직원의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들이 070 번호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잘 받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중계소 운영책들을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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