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
함영주·지성규·박성호 유력 인사
"연임 위한 정관 개정 가능성 낮아"
권 행장, 내년 1년 연임 '청신호'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KB국민은행장의 세대교체를 시작으로 금융권 연말 인사의 막이 올랐다. 이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썬 김정태 회장은 떠나고 권광석 행장은 남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1일 차기 KB국민은행장에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내정했다. 이 부행장은 66년생으로, 1960∼64년생이 포진해 있는 은행장 중 가장 젊다. 최연소 행장 발탁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에선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게 돼, 내년 1월부터 차기 수장 선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2012년부터 회장을 맡은 김 회장은 내년 3월이면 만 70세로, 내부 규정상 연임할 수 없다. 업계 안팎에선 내부 규범을 바꾸고 연임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김 회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차기 하나금융 회장으로 언급되는 이들은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이다. 이 중에서도 함 부회장이 유력 인사로 거론된다. 함 부회장이 채용 관련 재판 등 진행 중인 소송이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지 부회장도 하나은행장 시절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 당국의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다만 관련 재판에서 다른 금융지주사 CEO들이 승소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채용비리 등으로 재판을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
우리은행에선 권광석 행장의 연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권 행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권 행장은 지난 2020년 취임한 이후 이례적으로 1년씩 임기를 부여받았다. 조직 안정화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재연임 가능성이 높다.
권 행장과 함께 거론되는 차기 행장 후보군은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이원덕 수석부사장,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등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행장 인선에서 최종 후보 3인에 오르기도 했다.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에 따른 주주 구성 변경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금융 지분 4%를 인수한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차기 행장 인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신한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은 이번 연말연초 인사가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내년 12월까지가 임기다. 특히 조 회장이 최근 채용 비리 혐의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를 털어내며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NH농협금융의 손병환 회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 권준학 농협은행장 임기는 2023년 말까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금융당국이 지주회장 선임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해, 하나금융이 회장 임기를 늘리기 위한 정관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마지막 1년 연임을 결정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도 충분히 물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